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동안 기업들은 외교 전면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한 바이든 대통령 환영만찬에 재계 수장들이 총출동했고, 이에 앞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양국 기업인들이 모여 반도체·배터리·원자력 분야에 대한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계는 한미 양국 관계가 '경제안보동맹'으로 발전한 것을 환영했다.
21일 저녁 열린 환영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정기선 HD 현대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GS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 6단체장도 함께했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이 대거 초청된 것은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미 양국은 서로의 훌륭한 친구”라고 강조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군사동맹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말로 화답했다.
이에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양국 간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장관급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로 격상하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매년 경제안보 이슈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진 두 장관 주재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한미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에선 이재용 부회장 등 5대 그룹 회장과 김동관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 8개 기업이, 미국 측에선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대표를 비롯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GM 코리아, 블룸에너지, GE 코리아, 구글, 코닝 등 8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한미 공급망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전했다. 재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기업 간에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의 기술과 공급망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참석한 삼성전자의 이 부회장과 크리스티아노 퀄컴 대표의 만남도 주목을 받았다. 삼성이 한미 간 반도체 동맹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삼성과 퀄컴 협력 관계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동관 사장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경제안보동맹'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논평을 내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전통적 안보동맹에서 미래지향적 경제안보동맹으로 한층 격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