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로 동아시아 지역 태풍 호우 빈도가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형준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겸임) 교수가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한 국제 공동 연구로 이를 증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4월 28일판에 출판됐다.
태풍으로 초래되는 호우는 홍수나 산사태 등 재해를 일으키고 지역 생태계에도 영향을 준다. 인간 사회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 태풍에 의한 호우 빈도가 과거 몇십 년간 변화된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보고돼 왔다. 그러나 인간 활동 영향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KAIST와 일본 교토 첨단 과학대 공동 연구팀은 일본을 포함하는 북서태평양 태풍 호우 빈도를 과거 약 50년간 관측 데이터로 확인했다. 그 결과 중국 남동부 연안부터 한반도·일본에 걸쳐서는 호우 빈도가 증가하고, 남쪽 지역에서는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간 활동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지구,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하는 메타버스 실험을 진행했다. 인간 활동에 따른 온난화 영향 없이는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없음을 입증했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태풍에 의한 호우의 발생 확률이 최근 반세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밝히고, 그런 변화에 이미 인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겨져 있음을 증명한다”며 “이는 기후변화 영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탄소중립 달성 후에도 진행되는 미래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 정보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P+)와 인류세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