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백신패스로 어려움을 겪은 PC방에 활력이 돌고 있다. 24시간 영업이 재개되며 사용시간이 증가한 영향이다. PC방 평균 이용시간이 전주, 전월 대비 증가폭이 20%를 넘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PC방 주력 매출인 먹거리(F&B) 부문과 미뤘던 PC 업그레이드를 위한 컴퓨터 부품 부문 등 인접 산업도 '훈풍'이 기대된다.
넥슨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NMP) PC방 통계서비스 더 로그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PC방 총 사용시간은 1414만 시간으로 전주 대비 25.3%, 전월 대비 28.0%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에 소폭 등락을 반복하기는 했어도 이렇게 크게 늘어난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작년에 대비하면 여전히 17.6%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대표 비수기인 4월에 사용시간이 증가했다는 점, 주간 평균 가동률이 10%를 기록하며 1개월 만에 두 자릿수 복귀라는 점 등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용률 회복은 PC방 이용제한이 풀린 것이 주된 원인이다. PC방은 2년간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부르는 '3밀'(밀접·밀폐·밀집) 업종으로 지목돼 어려움이 컸다. 거리두기 조치 뒤 폐업 절벽으로 몰렸다. 숙박업소의 PC방 유사 영업행위 등이 겹치며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전국 769곳 PC방이 문을 닫았다. 전체 PC방의 약 10%에 달하는 숫자다.
영업 정상화에는 주요 게임 이벤트도 영향을 미쳤다. '피파온라인4' PC방 사용시간은 전주 대비 8.2% 증가했다. '접속&플레이' 이벤트 효과로 해석된다. '우리동네PC방'에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서든어택'과 e스포츠 리그 '아프리카TV 스타리그13'으로 화제성이 커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등이 PC방 사용시간 증가를 이끌었다. 에픽게임즈는 '엑스컴2'를 무료 배포, 이용자들을 PC방으로 끌어들였다.
PC방 게임 이용료 면제 등으로 고통을 분담했던 게임 업계는 PC방 전용 혜택 및 보상을 통해 PC방 업계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향후 e스포츠 대회와 각 게임사의 각종 이벤트 등으로 PC방 지원 화력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PC방 주력 매출인 음식, 간식 등 먹거리판매도 늘어날 전망이다. 2년간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던 PC방을 중심으로 주변기기와 부품을 구매하면서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 효과가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구의 한 PC방 업주는 “PC방은 영업종료 시간 2시간 전부터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 업종”이라며 “아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 회복은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이용객이나 음식 판매 등 분위기가 변한 건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PC방 사용시간 및 증감폭(자료 더 로그)>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