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전화에 '비트코인' 전송
경로 파악 나선 이상거래탐지팀
블록체인 특성 활용 복구 성공
범죄수익 인출책 검거 이끌기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자금흐름을 추적, 수사 기관과 공조를 통해 소중한 자산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디지털자산 투자자 A씨는 자신을 검사라고 주장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전화를 받고 1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외부 개인지갑으로 전송했다. 전송 후 의심이 생긴 A씨는 업비트 보이스피싱 전달 콜센터로 연락을 즉각 취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사기단 손으로 넘어간 디지털자산은 회수가 어렵다. 하지만 업비트 이상거래탐지팀의 '핀셋 탐지'를 통해 즉각 블록체인 기록을 조사하고 비트코인의 전송 경로를 파악했다.
사기단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소 외부 지갑으로 여러번 전송했다. 업비트는 이 과정에서 A씨가 전송한 비트코인이 돌고 돌아 다시 업비트 이용자 B씨에게로 돌아온 것을 포착했다.
업비트 이상거래탐지팀은 사기단이 회원 B씨 지갑에서 1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원화로 바꿔 출금하려는 순간 자금 출처 소명을 요청하면서 출금을 제한해 시간을 벌었다. 그 사이 A씨는 경찰에 신고해 해당 자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라는 걸 인정받았고, 사기단으로 넘어갔던 디지털 자산 전액은 A씨에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디지털자산을 노린 전기통신금융사기(스미싱, 보이스피싱 등)도 늘고 있지만 블록체인 특성을 활용한 피해 예방과 복구도 활발하다. 현금은 자금세탁되는 순간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과 달리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추적하고 이를 되찾을 수 있었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은 전송 등 모든 거래가 분산 장부에 기록되고, 누구나 이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업비트는 점점 교묘해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수법을 공지와 업비트 투자자 보호센터를 통해 적극 알려 피해를 당했거나 의심이 드는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투자자의 신속한 신고는 업비트 이상거래탐지팀의 핀셋 탐지와 수사기관의 협조가 골든타임 내에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에 머신러닝을 도입하는 등 시스템 고도화를 하고, 수사 및 금융기관과 적극 협조해 안전한 투자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디지털 자산 지갑으로 의심되는 주소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해당 주소로 출금한 이력이 있는 회원들의 활동을 확인해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
지난 2020년 업비트가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으로 주인에게 돌려준 재산은 총 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지난해 9월 업비트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이 포착한 활동이 보이스피싱 인출책의 거래로 확인돼 현장 검거를 이끌기도 했다. 올해 3월 서울경찰청과 디지털 자산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 협의회를 열고 범죄 대응 및 예방 역량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빠른 신고, 이상거래탐지팀의 활약, 수사기관의 협조 등 3박자가 잘 맞아 피해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며 “블록체인에 모든 거래가 기록되는 디지털 자산의 특성을 활용해 피해금이 안전하게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