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악명높은 러시아 용병그룹 ‘와그너’ 소속 용병 중 3분의 1 이상이 전사했다고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전했다.
20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는 유럽 민간 탐사보도 단체 벨링캣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크리스토 그로제프 벨링캣 상무는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며 “전쟁에 투입된 8000명의 와그너 용병 중 3000명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고용한 3개 용병그룹(체첸⋅시리아⋅와그너) 가운데 최대 인원인 8000명을 전쟁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도 그만큼 크다. 3000명의 용병이 사망했으며, 이 안에는 우크라이나 유력 인사를 암살하기 위해 투입됐으나 실패한 200명도 포함됐다.
“죽음은 우리 일이고, 일은 좋은 것”이라는 모토를 가진 와그너 그룹은 그간 많은 인권 침해 혐의를 받아왔다. 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향 출신 측근으로 러시아 정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는 업체를 받아 운영하며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쪽으로 승기를 기울이진 못했으나,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는 막심한 것으로 추측된다.
부차 지역 등 러시아군 퇴각 이후 드러난 잔혹 행위가 와그너가 보이는 패턴과 일치한다는 그로제프의 설명이다. 그는 용병들이 이번 전쟁 역시 범죄를 즐기기 위해 참여했다며 “전직 용병은 와그너의 10~15%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안부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선임 연구원이자 내셔널 디펜스 대학 교수인 숀 맥페이트는 “잔혹성이 와그너 그룹의 ‘셀링 포인트’”라며 “그들을 헐리우드 악당쯤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방 국가들이 와그너 그룹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움직임을 추적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다.
맥페이트 교수는 “프리고진 등 그룹 전체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것보다는 용병 개개인을 대상으로 제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