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후보자 청문회, 금리·물가 등 정책질의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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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19일 국회에서 열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당초 예상대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이 후보자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보다는 금리인상, 고물가 등 정책 질의가 주를 이뤘다.

여야 의원들이 코로나19 등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이 후보자가 고생한 점을 거론하면 총재 업무 수행을 위해 건강에 유의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한 이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뤄지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 “정부와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소통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했다.

개별 기재위원의 발언 시간에도 이 후보자의 금리인상에 대한 의견, 고물가 대책, 성장률 전망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총재가 되면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 의견을 달라”고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경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 그때그때 조율하겠지만 물가 상승 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물가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공급 쪽 요인이 작용하고,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문제도 있다”며 “수요 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그동안 못 쓴 소비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물가 전망 관련 질의에는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LTV를 낮추겠다고 하는데 바람직한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LTV 완화가) 시행된다면 물가나 거시 경제상황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LTV 완화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부터 하고 나머지는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청문회 중 이 후보자 선임 초반 '알박기 인사' 논란과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이 정권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제안이 왔을 때 개인적으로 제 임무를 할 수 있을지 많은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위원들이 제가 전문성이 충분한지 판단해주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검증 동의서 요청이 지난 1월 말쯤 왔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 강남구 아파트 등 부동산 취득, 경북 구미 임야 등 보유 중인 땅, 미국에 거주 중인 자녀들에 대한 고액의 학비 등에 대한 질의도 있었지만 크게 논란이 일지 않았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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