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통합인증에 카카오와 카카오뱅크가 나란히 신규 인증기관으로 참여한다. 카카오 계열사 끼리 인증사업을 놓고 경쟁이 벌어질 태세다.
마이데이터 통합인증기관으로 카카오가 참여를 확정했다. 오는 9월부터 중계 방식으로 바뀌는 통합인증에 참여키로 했다. 카카오와 별개로 카카오뱅크도 자체 인증서로 마이데이터 통합인증기관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서비스에만 인증서를 적용해왔으나 외부 서비스로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는 이미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증을 획득하고 마이데이터 통합인증기관 참여 준비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 예비사업자 인가를 기다리면서 올해 본허가 사업자 인가를 목표하면서 마이데이터 통합인증기관 참여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의 본인확인기관 신규 지정에도 참여하면서 자사 인증서 범용성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초기부터 공동인증서가 아닌 자체 인증서를 개발·적용해 편리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 도전하면서 자체 인증서 활용 범위를 넓혀 통합인증기관으로 참여해 타 사업자 서비스로 영역 확대를 결정했다. 더 나아가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가 접수한 본인확인기관 지정 심사도 신청해 인증서 범용성을 높였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간 인증서 통합 여부가 관심사였다. 별도 법인인 데다 인터넷 플랫폼,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에서 요구되는 인증서 레벨이 각기 달라 인증서 사업 통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증서 통합 이슈에 대해 카카오 계열사 간 논의가 일부 있었지만 각자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대부분이 자사 인증서, 금융인증서, 공동인증서 등 3~4개 정도 통합인증 수단만 제공하고 있다. 추후 중계 방식으로 전환되면 통합인증 수단을 편리하게 추가할 수 있지만 자사 인증서 확산을 위해 전략적으로 소수 인증수단만 제공하는 전략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뱅크가 자체 인증서 범용성 확대에 나선 이유는 타 시중은행과 유사하다. 자사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타 인증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목적이 핵심이다. 사용자의 디지털 풋프린트를 온전히 확보해 상품·서비스 혁신에 활용하고 금융 플랫폼 파급력을 높이는 데 인증서가 주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