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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신규 시장 개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와의 전쟁을 공언했다. 합리적 규제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관련 산업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디지털경제 강국으로의 발전을 위해 새 정부와도 적극 소통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성호 회장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신규 규제 200여건, 시행령까지 400여건이 생기고 있다”며 “강물처럼 어느 정도 흘러가게 놔두면 자연 정화되는 부분도 있는데, 우리는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둑을 세우려 하다 보니 자연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정부의 규제 칼날이 플랫폼 업계를 향하면서 협회 고민도 깊어졌다. 올해도 플랫폼 업계를 향한 규제를 비롯해 기술패권 경쟁, 코로나19 등 직면한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협회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기득권을 보장하려고 하면 혁신 자체는 불가능하다”며 “4차 산업혁명에서 '혁명'은 '세대교체'다.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 정부를 비롯해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적극적인 혁신 의지를 가지고 '디지털 혁명'을 추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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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정희 플랫폼유통부장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 보람된 일은.

▲지난해 8월 31일 전기통신사업볍 개정안(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말 기적적으로 통과됐다고 본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갑질에 제동을 건 세계 첫 사례였다. 글로벌 빅테크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고 우리의 법률이 전 세계 빅테크 규제 표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아울러 작년 말까지 플랫폼 규제 법안이 쏟아져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동시에 규제 경쟁을 펼쳤고 업계와 우리는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펼쳐 지금까지 보류된 상태다. 당시 여야 의원들을 정말 수시로 찾아뵙고 의견을 전달했다. 온플법을 강행처리하지 않고 업계 의견을 듣고 숙의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도 인상에 남는다.

-올해 협회의 주요 과제와 핵심 사업은.

▲신년 업무 계획 일순위는 '현실에 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규제를 막겠다'이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400여건 규제가 생기고 있다. 실제 산업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도 없다. 여기저기 둑을 쌓는 것에만 몰두하다보니 생태계도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협회 내 디지털경제연구소를 개설했다. 이후 첫 연구보고서로 인터넷산업규제백서를 발간했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미래 세대들에 대한 일자리 차원에서, 근거에 기반을 둔 신중한 접근을 하고자 한다. 문제를 위해 다 막는 것보다는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 제외하고 허용하는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근거 자료 생산에 역점을 두고자 한다. 향후에는 플랫폼 경제를 집중 연구해 사회에 긍정적인 면을 설명하는 자리도 갖고 싶다.

또 올해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 협회가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디지털경제연합 차원에서 ICT기업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려 한다. 또 정부 기조에 맞춰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협회가 미약하나마 적극 노력하려 한다.

-지난해 플랫폼 업계가 정부의 규제 칼날에 힘겨워 했다. 온플법 등 규제법안 입법을 어떻게 전망하나.

▲최근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인수위에서 자율규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업계에서도 이에 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해를 줄여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을 정부가 인지해야 한다. 이들이 플랫폼 업계를 향해 새로운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겉모습은 같지만, 이들의 목표는 자국 기업 보호가 우선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이미 미국 업체들이 시장을 점령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상황이 다르다. 우리는 국내 인터넷 기업과 해외 기업들이 경쟁 구도를 펼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특히 우리는 이미 공정거래법, 약관규제법, 대규모 유통업법 등 정교한 법이 있어 불공정 행위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미국은 그간 세세한 불공정 사례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추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따라 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 이미 우리는 '규제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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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협이 인수위에 가장 강력하게 정책 제안한 내용은.

▲단연 규제 부분이다. 섣부른 규제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일부 오해 내지, 일방적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다. 사회적 부작용 등 검토도 부족한 상태에서 즉각적으로 정부가 규제 도입을 시도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이에 맞춰 합리적 규제 방안 도출이 이뤄져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을 새 정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우리 의견에 대해 인수위에서도 귀 기울여줬다.

-최근 플랫폼 업계에서 자발적 자율규제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이 스스로 선제적인 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그간의 정부 규제 방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삶을 영위하는 국민들, 제공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국민들이 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한다면 업계의 적극적인 자율규제 노력이 규제 형평성, 규제 실효성, 행정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훨씬 더 실질적임을 정부 당국에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규제 당국에서도 이와 같은 자율규제 노력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봐 줄 것이라고 본다. 협회 차원에서는 플랫폼 경제가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면에 대해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네트워크 효과, 록인 효과 등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에 대해서도 풀어 나가려고 한다.

-여전히 소상공인 등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갑질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이러한 인식 개선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

▲유통단계 합리화, 소비자 권익 증진을 통해 최종 소비자의 혜택이 증가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합리화 과정 속에서 기존 시장 참여자의 불만이 있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은 사회 전반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봐야 할 문제다. 사회 변화에 동일한 속도로 따라가기 어렵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에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보살필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사회 속에서 경제 활동을 하기에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하에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경우 소상공인의 온라인 쇼핑 창업을 돕고 판매하는 방법, 수익을 내는 방법 등을 지원해 준다. 플랫폼 자체가 사실상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이다. 그럼에도 일부분 필연적 불만은 어쩔 수 없다.

카카오 역시 앞으로 5년간 3000억원의 상생기금을 마련해서 소상공인,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 등을 지원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업들의 상생 노력은 더 확충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협회는 이러한 상생과 관련해 회원사들과 머리를 맞대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웹3.0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정의가 내려지면서 기업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놓여있다고 본다. 아직은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완전히 리비전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본다. NFT, 가상자산 등이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기존 틀로 이해하면 안 된다.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보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과거로 회기하려 하고 미래를 불안하게만 생각하면 기회는 없을 것이다. 미국이 새로운 시장을 계속해서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이 빠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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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플랫폼 기업들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사실 전 세계 디지털 경제는 이른바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라 불리는 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장악한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국내 기업들이 버텨 나가고 있다. 아직 이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기업들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미미하다. 실제 GAFA 한 회사의 시가총액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기도 한다. 비교가 불가능한 이들과 동일한 규제 잣대를 들이대거나 우리나라 기업에만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국내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동력 마련 측면에서 위도 돌아보고 아래도 살펴봐야 하지만 앞으로 보고 나갈 수 있도록 여건 마련을 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올해 디지털경제연구소는 어떤 연구에 집중하는가.

▲올해 국내 디지털경제가 20년차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관련 산업 규모와 정의가 명확하지도 않고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연구 자료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난해 연구소의 첫 사업으로 디지털 산업 규모를 실증적으로 산정하고, 규제 현황을 진단한 인터넷산업규제백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것을 기반으로 앞으로 산업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외부 전문가를 통해 'ICT 규제 법안의 국회 상정 패턴 분석'도 진행했다. 앞으로 보여줄 다양한 디지털 산업의 현황과 문제에 대한 분석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협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평소 피아노 협주곡을 자주 듣는다. 독주보다는 협주곡의 조화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협회는 회원사마다 각기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만, 하나의 화음으로 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본다.

또 협회는 순수 사단법인이다. 때문에 회원사 및 업계 요구에 맞춰 정부에 과감 없이 얘기할 수 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의식을 많이 한다. 이렇게 솔직한 의견을 내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회원사 요구를 면밀히 파악해서 정부에 전달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디지털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박성호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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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제14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동안 회원사 대표들이 회장을 맡아 왔던 인기협의 관행을 깨고 처음으로 사무총장이 회장 자리에 올라 업계 관심을 모았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그는 한게임과 네이버가 분리되기 이전인 NHN에서 오랜 기간 동안 법무, 대외협력 업무를 맡았으며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컴투스에서 재직했다.

정리=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