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소재 수급난으로 비상이 걸렸다. 생산공정용 네온 가스 품귀에 이어 감광액 재고량도 줄어들고 있다. 소재 공급 부족은 가격 인상을 동반해서 제조원가 상승을 압박한다. 소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생산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반도체 노광공정에 쓰이는 감광액은 재고량이 3개월분 아래로 떨어졌다. 재고량 3개월은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로 홍역을 치렀던 국내 업계가 안정장치로 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수출 규제와 같은 돌발 변수가 터지면 대안 마련에 최소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광액 수급난은 신에츠화학을 중심으로 일본 감광액 제조사의 생산 한계 때문이다. 신에츠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저장성 공장의 전력 공급 제한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주문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감광액 시장은 일본 신에츠화학, JSR, 도쿄오카공업(TOK) 등이 과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PR 수입 물량의 80%가 일본산이다. 동진쎄미켐과 SK머티리얼즈 등 국내 PR 업체가 양산 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사의 투자 확대에 따라 수요를 받쳐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3년 전 일본 수출 규제 이후 감광액 공급처 다변화에 노력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는 셈이다.
반도체 소재는 점점 국가 전략 무기가 되는 추세다. 세계 최고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도 소재가 없어서 만들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문제는 소재 국산화나 공급망 다변화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당장 구하기 쉬운 일본산으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떨칠 수 없다. 소재 독립은 끊임없는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꾸준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현재 수급난을 거울 삼아 소재 독립에 다시 한번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 삼성전자, 내부 기강 다잡아야 '초격차' 지킨다
-
2
[정유신의 핀테크스토리]나스닥이 블록체인으로 간다, 증권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
3
[ET단상] 국정원법 개정, 사이버안보 역량 복원의 출발점
-
4
[ET시론]지속가능한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해야
-
5
[테크 차이나] 기업이 문제 내고 전국이 푼다…중국식 '공개 기술도전' 작동법
-
6
[사설] CAIO 지휘시대, 우리가 앞서가자
-
7
[이진호의 퓨처로그] 리더의 신뢰감
-
8
[ET톡]한국산 HBM, 그사이 '한 줄'은 일본산
-
9
[테크 차이나] 대기업 혼자 연구하지 않는다…중국 '혁신연합체' 산업화 문법
-
10
[人사이트] 왕빈빈, 칼테라 제품 총괄 “차량용 레이더 칩으로 韓 시장 본격 공략”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