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이 장기간 준비해온 공유오피스 사업을 접는다. 코로나19로 공유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직방은 2019년 7월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인 네모를 인수하고 상업용 부동산 중 공유 오피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었다. 직방 애플리케이션(앱) 내 공유 오피스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네모에서 중개하던 상가와 오피스 매물 등을 직방 앱에서도 소개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체화 방향을 모색하는 등 2년여간 준비해왔다.
네모가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6만개 매물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공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임차인에게 상권 매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방과 맞춤형 공유 오피스 정보를 제공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직방이 공유 오피스 사업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상업용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주거용 부동산 보다 높으며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유 오피스는 팬데믹 이전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위워크 국내 진출과 패스트파이브 설립으로 공유 오피스 공급 면적은 2010년 이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해지며 공유오피스 수요도 늘었다. 적은 초기 비용으로 주요 상업 지구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건물에 입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아울러 일반 오피스는 연단위로 계약하는 반면 공유 오피스는 최소 일 단위로도 계약할 수 있다. 딜로이트컨설팅 보고서에서 창업 기업의 85%는 평균 3.4년 이내 소멸하고 1년 이내 소멸하는 기업이 3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유오피스로 임대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수요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직방은 이같은 수요를 잡으려 했으나 최근 내부적으로 공유 오피스 진출 계획을 접었다. 코로나19로 문의량뿐만 아니라 매물량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리서치 기업 CBRE 코리아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서울 주요 3대 권역 내 A급 오피스 공급은 부재했다. 반면 공실률은 2020년 말 대비 4.5%포인트(P) 하락하면서 수요는 많았으나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도심권역 평균 공실률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직방은 오피스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공유오피스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직방 관계자는 “팬데믹 전부터 임대인 중 건물을 공유오피스로 내놓고 싶다는 수요가 있어 해당 매물을 모아 공유오피스 카테고리를 생성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임대차 문의가 급격히 줄어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