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1·2차관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장관의 인사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추 의원이 함께 일했던 기재부 전현직 관료들을 등용할 가능성이 크다.
11일 관가에 따르면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기재부 1차관 후보군으로는 이형일 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윤태식 세제실장, 한훈 차관보, 이찬우 금융감독원 부원장, 방기선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등 이름이 거론된다. 이형일 비서관과 윤 실장은 행시 36회, 이 부원장은 31회, 방 상임이사는 34회다.
이 중 이 비서관은 추 후보자와 함께 일한 기간이 가장 길다는 점에서 1차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기재부 종합정책과장과 경제정책국장, 차관보를 거친 경제정책통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비서관이라는 점은 약점이다.
현직 기재부 관료 중에서는 윤 실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윤 실장은 국제금융통으로 대변인과 정책조정국장에 이어 국제경제관리관으로 1급에 올랐다. 이후 세제실장을 담당하며 기재부 업무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한 차관보는 1차관의 주요 정책 영역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 연속성이 보장된다.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주재하며 타 부처와 협업할 일이 많다. 때문에 1차관의 연배를 높여 기용하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다. 이 부원장과 방 상임이사가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600조원 규모의 예산과 재정을 책임지는 2차관은 예산실장이 승진 기용되는 게 관례다.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으로, 예산실장이 기재부 2차관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2차관 후보군은 최상대 예산실장(34회)과 조규홍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이 거론된다.
최 실장은 코로나19 기간 예산총괄심의관과 예산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
정권이 교체되는 경우 전직 예산·재정 분야 관료가 2차관으로 등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조규홍 전문위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조 전문위원은 예산총괄과장과 경제예산심의관을 지냈고 재정관리관을 거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기재부를 떠났다.
추 후보자는 차관 인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 조직·인사 자율성을 주고 책임을 묻는 체계로 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후보자 시절에 얘기하는 오버”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이날 차관 인사와 관련해 “장관 후보들이 추천을 할 것이고 그에 대한 검증은 독립된 검증 기구에서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