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청소·룸 서비스 '척척'…호텔, 로봇에 반했다

투숙객 '비대면 서비스' 선호
3D 매핑·자율주행 기술 검증
젊은 고객 공략…인건비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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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호텔이 올해 서비스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3차원(3D) 공간 매핑과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장착한 호텔 로봇의 효용성이 검증됐다. 무인 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 공략과 인건비 절감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지난해 자율주행 운반 로봇 '노보'를 통한 객실 물품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약 8배 증가했다. 감염 우려로 생수, 수건 등 객실 상품 수령 시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는 투숙객과 이색적 경험을 원하는 젊은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노보는 로봇 전문업체 케이로보가 선보인 자율주행 운반 로봇으로 24시간 운영된다. 로비에서 대기하다가 투숙객이 호출하면 객실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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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드래곤시티 자율주행 로봇 노보

호텔 일선 현장에서 콘시어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로봇은 주로 운반 업무를 맡는다. 호텔 직원이 고객이 요청한 용품을 로봇 안에 넣고 객실 번호를 설정하면 로봇이 부착된 센서를 활용해서 스스로 이동하고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자율주행 로봇을 위해 다양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동원된다.

인공지능(AI) 호텔 로봇에는 슬램(SLAM) 기술이 탑재된다. 슬램은 기기가 주변을 탐색해서 정밀지도를 만들고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또 와이파이 수신기로 승강기와 연동해 자동으로 엘리베이터 층수를 입력하고 객실 앞까지 도착할 수 있다. 최근엔 LTE·5G 통신 기술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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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엔봇

호텔 로봇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능도 발달하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을 누비는 '엔봇'은 KT와 현대로보틱스가 공동 개발한 2세대 기가지니 호텔 로봇이다. 1세대보다 적재함이 50% 커졌고 이동속도는 40% 빨라졌다. KT는 조선팰리스 강남에도 로봇 버틀러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람처럼 팔이 달린 로봇도 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가 지난 2월에 도입한 '탐코봇'이다. 로봇팔이 탑재돼 있어 별도의 통신 장치 없이도 버튼 조작과 카드 태깅, 객실 노크 등이 가능하다. 탐코봇은 로보티즈에서 생산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 모델이다. 파라다이스시티, 메이필드 등 국내 주요 호텔에도 공급될 예정으로 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국내 호텔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은 호텔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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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탐코봇

수도권 외 호텔에서도 비대면 수요에 맞춰 로봇 도입이 활발하다. 부산롯데호텔은 서빙부터 청소, 배달까지 서비스 전반에 걸쳐 로봇을 적극 활용한다. 투숙객 전용 모바일 편의점과 객실용품을 전달하는 엘봇 2대와 클럽라운지에서 서빙과 보조 역할을 하는 딜리버리 로봇, 객실층 건식 청소 로봇, 1층 로비 대리석 바닥을 청소하기 위한 습식 청소로봇 등 총 5대의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고품질 카메라·센서 등이 상용화되면서 로봇 산업의 중심도 제조 로봇 위주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 성장해 2025년 이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에는 800억달러(약 98조원) 규모로 커진다는 추산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5년까지 국내에 약 23만대의 서비스 로봇이 보급돼 2조80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