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5개사 2024년 매출 4.9% 성장
전년도 부진의 기저효과…2022년 대비 1.6% 감소
유통 중심 e커머스로 옮겨가, T커머스 규제 개선 절실
전년도 부진의 기저효과…2022년 대비 1.6% 감소
유통 중심 e커머스로 옮겨가, T커머스 규제 개선 절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계가 지난해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다. 성장 동력을 잃은 T커머스 시장의 진흥을 위해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티알엔)의 지난해 매출은 1조2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영업이익은 48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취급고는 4조3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실적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T커머스 사업자 표정은 어둡다. 전년도 실적 부진의 기저효과가 만든 착시 현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T커머스는 지난 2023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매출·취급고가 전년 대비 역신장 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83억원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개사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성장 절벽에 부딪혀 시장 정체기에 본격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실적을 2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6% 감소했다. 취급고도 0.05% 늘어나며 사실상 제자리다. 지난 2021년 취급고 4조원대, 매출 1조원대에 진입한 이후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성장이 멈춘 가운데 강도 높은 비용 절감, 효율화 노력으로 수익성만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도 한계가 다다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홈쇼핑 산업 전반이 하향세에 접어든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유통 시장의 중심 축이 e커머스로 옮겨가고 있고 TV 시청 인구는 감소하면서 홈쇼핑 방송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방송 매출이 증가한 홈쇼핑은 12개 사업자 중 2개에 불과했다. 데이터홈쇼핑 중에서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제외한 4개사가 방송 매출이 줄었다.
그럼에도 송출수수료 부담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데이터홈쇼핑 5개 사업자가 인터넷방송(IPTV)·케이블TV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5186억원으로 전체 방송 매출의 67.9%에 달한다.
T커머스 업계에서는 생방송 금지, 송출 화면 비율 제한 등 여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시장 잠재성을 키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T커머스 10개 채널은 내년도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 산업의 진흥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보다는 2023년 기저효과와 비용절감, 효율화 등 사업자 자구 노력이 맞물린 결과”라며 “올해도 송출수수료 협상 난항, 유통 시장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