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세계에서 상호작용을 힘들어하던 학생들도 '가면'을 쓴 듯 친구들에게 더욱 편안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 “3D그래픽 기반으로 실시간 통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나 가정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어려웠다”
초·중·고교에서 메타버스 접목 수업 시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관련 연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원장 서유미)은 '메타버스 기반 교수학습 모델 개발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실시간 원격수업을 대신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수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계속되는 원격수업에 '피로도'가 쌓여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였다. 거리낌 없는 소통과 실재감을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일일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과 저작권·개인정보 침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었다.
KERIS는 교과·비교과 별 메타버스 활용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실행과정에서 나타난 장점, 단점, 보완점을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론학습, 문제해결학습, 프로젝트학습, 실험·실습 등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수업지도안을 개발했다.
10대 외국인에게 소개할 수 있는 한국문화를 영어로 소개하는 온라인전시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재감있는 전시가 이뤄졌지만, 학생들의 테크놀로지 활용 격차로 팀원 간 작업 속도가 났다는 문제가 나왔다.
VR콘텐츠를 활용하는 메타버스 수업에서는 부족한 콘텐츠로 인해 실감형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생태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VR를 활용할 때는 대형 스크린으로 모든 학생들이 설계 장면 등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기기를 다루는 보조교사도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가상공간을 통해 직업을 체험했던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체험에 반응과 공감대가 좋았지만 배움이 메타버스 자체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했다.
메타버스 상에서 통용되는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문제, 일부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연령제한이 있는 문제, 학습자가 과몰입할 수 있는 문제 등을 지적했다.
KERIS는 이어 메타버스를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 시장을 염두에 두고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자들에게도 참고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보경 KERIS 부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환경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관련 교수학습방법과 기능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우선 교사들과 학생들을 위한 가이드라인부터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