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그룹, 관건은 재무적 투자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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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최근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쌍용자동차에 쌍방울그룹이 인수 의향을 내비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은 괜찮다고 평가되지만 기업 규모가 작아 안정적인 인수자금 조달처 확보가 관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며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이르면 이번주 중 EY한영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광림은 2014년 쌍방울그룹에 피인수된 특수장비자동차 업체다. 최대주주는 양선길 쌍방울 회장이 지분 30%를 보유한 지주사 칼라스홀딩스다.

광림은 완성차를 구입한 뒤 특장차로 개조해 판매한다. 전기공사용차량, 소방차, 환경차(고압살수차·노면청소차)뿐 아니라 너클크레인, 스틱크레인 차량 등을 취급한다.

특장차 시장에서는 자리를 잡은 업체로 평가된다. 지난해 전기공사용 특장차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며 기타 특장차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너클크레인과 스틱크레인 시장 점유율은 각각 46%와 51%다.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베트남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규모는 쌍용차를 품기엔 회사 규모가 작다. 광림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884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에 불과하다. 쌍용차가 트럭 등 상용차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인수 시 광림의 특장차 사업과 시너지도 제한적이다.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확보한 약 1000억원에 자금을 추가 조달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향후 운영자금까지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쌍방울그룹이 광림 외에도 쌍방울,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 계열사를 동원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들이 자동차와 무관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이들을 통한 자본 조달도 쉽지 않다. 광림 시가총액이 지난 1일 기준 2646억원이라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자금력 있는 재무적투자자(FI) 합류가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했다. 법정 기한인 1년 6개월로 오는 10월 15일까지다. 이 기간 쌍용차가 매각 대상을 새로 찾아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지 못한다면 법원이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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