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7조8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순이익 7조원대를 기록했다. 1950년 한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한은의 순이익 급증은 예년에 비해 총수익이 감소했으나 총비용이 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31일 한은이 발표한 '2021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순이익(세후)은 7조8638억원으로 전년(7조3659억원)보다 4980억원 증가했다.
2015년 순이익 2조원대를 기록한 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조원대, 2019년에는 5조원대를 기록했고, 최근 2년 간은 7조원대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한은 설명에 따르면 이런 순이익 증가는 외화자산운용이자 감소 등에 따라 총수익이 감소했으나 유가증권매매손 및 통화안정증권이자 등 총비용이 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데 기인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영업수익은 유가증권이자와 외환매매익이 각각 4963억원, 3281억원 감소함에 따라 2020년보다 7808억원 줄어든 19조3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통화안정증권이자와 유가증권매매손이 각각 7816억원, 6053억원 감소해 2020년보다 1조3791억원 줄어든 8조2729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발권력을 기반으로 화폐를 발행해 이를 금융기관이나 정부에 대출하거나 국공채 매입 등으로 운용한다. 또 국외부문의 외화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시중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흡수함과 동시에 외화자산을 매입·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자산의 대부분은 외화증권 및 예치금 등이 차지하고 있으며 부채의 대부분은 화폐발행, 통화안정증권발행과 예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순이익 중 법인세 등으로 납부한 금액은 2조8776억원으로 지난해 2조8231억원에 비해 소폭 늘어 3년 연속 2조원대 법인세를 냈다.
한은은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쌓는다. 지난해에는 2조35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을 위한 목적으로 266억원 임의적립금도 쌓았다. 69.7%에 달하는 나머지 순이익 5조4871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