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제2사옥 '1784'에 소셜벤처 '수퍼빈'이 개발한 자원순환 회수로봇을 대거 도입했다. 신사옥 외에도 확대 적용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힘을 보탠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제2사옥 전 층에 자원순환 회수로봇 '네프론' 30여대를 설치했다. 단일 기업에서 도입한 규모로는 최대다.
네이버 제2사옥은 이른바 '로봇 친화형 테크 컨버전스 빌딩'으로 불린다. 정부로부터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 구축도 승인받아 세계 최초로 5G 기반 자율주행로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로봇 외에도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의 다양한 로봇 서비스까지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에 초점을 뒀다. 수퍼빈과 1784 사옥에 맞춰 네프론을 별도로 추가 개발했다. 네프론은 자판기와 흡사하게 생겼으나 페트병·캔 등 일회용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체적으로 선별·분리하고, 이용자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까지 바로 보상해 준다.
수퍼빈은 네이버 임직원들이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포장재 전량을 머신러닝해서 재활용 가능 여부를 선별할 수 있도록 했다. 외형 디자인도 1784 건물 이미지와 심미적으로 잘 맞도록 크기와 모양을 변경했다.
페트병과 캔 외에 우유팩도 수거한다. 오염되거나 조건에 맞지 않는 일회용 제품을 넣으면 수거를 거부한다. 이들 폐자원은 재활용 공장으로 옮겨져서 높은 품질의 소재로 재탄생한다. 네이버는 신사옥 외에 추가적으로 마련하는 판교 사무공간에도 확대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친환경 오피스의 일환으로 AI 리사이클링을 지향하는 수퍼빈과 함께 고품질 재활용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지난해 그린팩토리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올해 초부터 제2사옥에서 네프론을 시범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수퍼빈의 네프론은 올해 전국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졌다. 최근 들어 민간기업에서 ESG 경영에 적극 나서면서 민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도 도입했다. 수퍼빈은 분리된 폐자원을 세척·가공해, 재활용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소재 공장도 화성시에 짓고 있다. 올해 6월 완공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