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한국인 평균 키가 5~6㎝ 커지고 남녀 모두 '롱다리' 체형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도는 성별로 편차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열고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 평균 키는 남성 172.5㎝, 여성 159.6㎝를 기록했다. 1979년 첫 조사에 비해 각각 6.4㎝, 5.3㎝ 커졌다. 2000년대 이후에도 평균 키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롱다리' 체형으로의 변화도 지속됐다. 상체와 하체 비율을 나타내는 다리길이 비율도 모든 연령대에서 2003년 5차 조사 대비 증가했다. 다리길이 비율은 5차 조사 당시 남성 43.7%, 여성 44.4%에서 각각 45.3%, 45.8%로 커졌다.
남성은 절반가량이 비만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은 1979년 첫 조사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비만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47%가 비만이지만 여성은 22.6%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2015년 진행된 7차 조사 결과와 비교해 35세 이상 인구에서 비만도가 감소했고, 50~60대 감소폭이 컸다. 복부비만도 남자는 전 연령에서 증가했고, 여자는 20대 제외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반면 머리수직길이 대비 키 비율을 나타내는 두신지수는 1990년대부터, 머리너비 대비 머리두께를 나타내는 머리너비지수는 모든 시대·연령·성별에서 변화가 거의 없어 체형이 서구화되고 있음에도 일부 인체비율은 한국인 고유 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인체치수조사는 1979년 시작해 올해 8회째 진행됐다. 우리 국민 인체치수·형상 데이터를 5년 주기로 수집·보급하는 국가 주도 데이터 사업이다.
이번 조사는 2020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진행됐다. 20세부터 69세 한국인을 대상으로 5092명을 직접 측정하고 4545명을 3차원(3D) 측정했다.
국표원은 이날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데이터 활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육군본부,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 등과 교환했다. 한국인 체형변화와 인체치수조사 결과를 산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신규 데이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진규 산업부 제1차관은 “인체정보 데이터는 한국인 몸에 맞는 제품생산과 공간설계에 활용돼 우리 기업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면서 “디지털 전환 시대의 미래지향적 신산업 창출에 이바지하도록 인체치수조사 사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