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엘앤비가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발포주는 코로나19 이후 가정용 채널 주류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주목받는 시장이다. 주류 메이저사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선두주자로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엘앤비가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엘앤비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발포주 브랜드 '레츠 프레시 투데이(레츠)'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레츠는 스페인산 발포주로 높은 보리 함량으로 풍성한 몰트 맛과 가성비가 특징이다. 레츠의 전체 보리(보리+보리 맥아) 함량은 물을 제외한 원료 내 비율 환산 시 99%로,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국산 맥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레츠는 스페인 현지의 유서 깊은 맥주 양조장과 협업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생산했다. 레츠의 맥아 비율은 9%, 알코올 도수는 4.5도로 500㎖ 캔 기준 판매 가격은 1800원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산 맥주(약 2500원)에 비해 저렴하지만 국산 발포주(약 1600원)보단 200원 가량 비싸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 기준이 10% 이상인 맥주보다 기준이 낮고 세율 역시 맥주는 72%, 발포주의 경우 30% 세금이 부과돼 저렴한 가격대로 생산·유통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마기환 신세계엘앤비 영업담당 상무는 “(레츠의) 퀄리티가 뛰어난 만큼 국내 발포주와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세계엘앤비가 발포주 시장에 뛰어든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며 발포주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엘앤비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맥주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1~3월 기준 한 캔에 2000원 이하인 발포주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 매출은 지난해기준 2년 전보다 20%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7월 레츠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세계엘앤비는 레츠 국내 생산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 상무는 “스페인 양조장과 협업해 생산하고 있는데 당분간 국내 생산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엘앤비는 다음달 1일 이마트24 등 편의점을 시작으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흥채널의 경우 4월 2주차부터 프랜차이즈와 일부 업장 등에서 판매한다.
우창균 신세계엘엔비 대표는 “스페인의 유명 맥주 생산자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발포주 '레츠'는 대중 맥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발포주 브랜드 론칭으로 신세계엘앤비가 와인 1위 수입사를 넘어 진정한 종합주류 유통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