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TP 원장 낙하산 인사 줄줄이 정치권 입성...지역업계 원장 선임 불만 커져
차기 원장은 기업 경험 풍부하고 원장 역할에만 충실할 리더십 강한 인물 선호
“차기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은 본인 욕심을 접고 임기 끝까지 오로지 지역기업 기술혁신을 돕고 지역산업을 일으켜 세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전문가를 뽑아야 합니다.”
지난 2월 초 권대수 원장 중도 퇴임 후 공석이 된 대구 대표 기업지원기관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 원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역 산업계가 차기 원장 자격으로 지역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구TP 원장 선임에 대한 지역 산업계의 이 같은 지적은 그간 원장의 잦은 중도 사퇴로 기업지원 본연 기능과 역할수행에 차질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TP 원장은 우여곡절이 많은 자리였다. TP 출범 초기에는 TP 출연대학인 경북대, 계명대, 영진전문대 출신 인사가 번갈아 가며 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사퇴한 9대 권대수 원장까지 지난 24년 대구TP 역사에서 자신의 임기(연임 포함)를 다 채우고 물러난 인물은 8대 권업 원장이 유일하다. 특히 대구TP 원장 자리는 퇴임한 중앙부처 관료가 정치권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중기부 출신 2대 장욱현 원장(현 영주시장)이 그랬고 이번 권대수 원장이 안동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그 뒤를 이었다.
대구TP가 혁신기관으로서 지역 산업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 인력 280여명과 연간 사업비 2000억원 이르는 대규모 기업지원기관으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 지역산업 쇠퇴 등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대구TP를 이끌 수장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지만 역량 있는 인물 선임은 번번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번엔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 현장 경험, 로봇과 미래 자동차 등 지역 주력산업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고 무엇보다 TP 기업지원 프로세서를 잘 알고 있는 리더십 강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에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정책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산·학·연·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TP 원장 타이틀을 발판 삼아 다른 목표를 꿈꾸거나 임기 채우기에만 급급한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낙점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역 제조기반 중소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 업계는 지역기업 디지털 대전환을 촉진할 수 있고 원장 업무에 충실한 리더십 강한 인물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대구TP는 현재 권대수 전 원장의 남은 임기를 수행할 차기 원장을 모집 중이다. 지난 25일 원장 응모원서 접수를 마쳤고 서류 및 면접 심사, 후보자 공개검증 절차를 거쳐 이르면 6월 안에 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