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 업계가 '열' 제어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전기차 고성능화에 따라 배터리,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이 주행거리를 비롯한 전기차 전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덴소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을 최근 열린 강연회에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히트펌프식으로 설계된 해당 시스템은 외부나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매로 흡수해 차체 내부 쿨링에 활용하는 형태다. 히터를 가동하는 기존 방식보다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 주행거리를 30%가량 늘릴 수 있다.
또 센서로 배터리의 고온 부분을 파악, 냉매를 우선 적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 배터리 수명을 20% 가량 연장 가능하다. 덴소는 이 같은 세밀한 제어 형태를 관리하는 전자제어장치(ECU)도 직접 개발한다.
닛케이는 그동안 전기차는 승차감을 좌우하는 모터,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배터리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었다고 봤다. 하지만 본격적 보급기에 들어서면서 주행거리 확대와 배터리 가열 방지를 위한 열 제어 기술이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지난 2020년 선보인 중앙집중형 열관리 시스템 '옥토밸브'가 대표적이다. 냉난방, 배터리, ECU 등에 관한 열을 관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온도가 높아진 부분의 밸브를 열고 냉매를 보내 냉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테슬라의 독자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며 온라인으로 업데이트 가능하다. 닛케이는 옥토밸브가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 '열 제어 장치'에 대한 중요성을 알린 것으로 봤다.
중국 업체들도 열 관리 등 전기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주요 5개국(한국·일본·중국·미국·독일) 기업이 출원한 전기차 관련 특허 중 중국의 점유율이 25%라고 전했다. 1위는 36%인 일본이지만 중국이 연 평균 출원 1위를 기록하며 맹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과 미국은 각각 16%, 12%를 기록했다. 한국은 11%에 그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