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2050 탄소중립'과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큰 틀 목표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이 재설계돼야 한다. 원전을 중심 전원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정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장 관점에서 기후와 에너지정책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에서 공언한 '2050 탄소중립'이나 '2030 NDC' 목표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공언한 목표를 하향하는 것은 국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또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는 NDC도 제안한 바 있다. 이 같은 큰 틀 목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감축목표는 준수, 현실성 있는 실천계획으로 공론화 논의를 거쳐 확정”하겠다고 공약집에서 제시했다.
다만 2050 탄소중립이나 중간 목표인 2030 NDC 달성 방식은 대폭 변화가 불가피하다.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중심 전원으로 활용하는 문재인 정부의 안과는 달리 원전을 중심 전원으로 내세우고 있기 떄문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빠르게 재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한 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해 원전 확대 정책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분야 최상위 기본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는 절차를 지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을 기반으로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곧바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한 바 있다.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정합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기도 했다.
2030 NDC는 목표치를 당장 바꾸지 않더라도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부문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분을 줄이되, 원전을 적극 활용한 전환부문 감축량을 확보하는 등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새로 구성될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산업계와 에너지 전문가 참여를 확대해 새 정부 국정철학에 맞는 달성방식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정부가 시장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부를 표방한 만큼 민간 중심으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정부의 '톱 다운' 방식이 아니라 민간의 시장에 맡기는 방식으로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면서 “탄중위와 에기본,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시장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