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과기교육분과 과학에 방점…교육 전문가 전무 '사상 초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는 과학에 방점을 뒀다. 후보 시절부터 과기 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이 인수위 구성에도 반영됐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가 한명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교육계 우려가 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에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을 선임했다. 인수위원으로는 김창경 한양대 교수, 남기태 서울대 교수가 함께 한다.

간사를 맡은 박 의원은 행정고시(23회)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해 20여년간 서울시 서초구 부구청장, 서초구청장으로 활동했다. 20대 국회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과방위 간사로 활동 중이다. 위원회는 박 간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고도화 및 융합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창경 교수는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후 미국 MIT공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MIT 연구원을 거쳐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과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남기태 교수는 한국차세대과학기술 한림원 회원으로 서울대 임용 당시 재료공학부 최연소 교수임용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과학 중심 교과부 부활 신호탄(?)

과학기술교육분과 진용이 갖춰지면서 관심은 '교육과학기술부 부활'로 쏠린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형태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교육부가 탄생하더라도 이명박 정부 당시 교과부와는 180도 달라진 과학기술 위주 부처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학기술교육분과이지만 교육전문가는 한명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창경 교수가 이명박 정부에서 교과부 2차관을 역임했지만 과학 분야 행정만을 맡았다. 인수위에서도 선정 이유로 과학기술분야 학식과 행정 경험을 꼽았다.

과학기술교육부는 교육부의 고등교육 부분을 통합한 과학기술부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과학기술 부분은 기초원천 기술 개발, 과학기술 인재 양성, 정부 연구개발(R&D) 자금 분배를 담당하는 현 과학기술혁신본부 기능 등이 흡수 통합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교육부는 폐지되고 오는 7월 출범이 예정된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역할을 강화하는 안도 점쳐진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과 이번 대선에서 교육부 폐지를 공약한 바 있는데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시절 학제 개편을 언급한 점이 거론된다.

중장기적인 검토와 추진이 필요한 학제 개편과 함께 현재 교육부가 가진 입시정책이나 교육과정 등 기능을 국가교육위원회로 이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기능 통합을 위한 과기정통부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1, 2차관 산하로 소화해온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 규모와 중요도가 모두 커진 만큼 기능 분리를 통해 각 분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기존 과기정통부 1차관 산하 우주 관련 기능은 윤 당선인이 공약했던 우주청으로 이관 가능성이 있다.

두 부처별 기능 조정이 이뤄지면 궁극적으론 부총리급 부처로 통합, 부총리제 산하 1차관(과학기술), 2차관(교육)제로 융합 운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김창경 인수위 위원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로 (과기정통부와 교육부) 통합 등은 논의해 봐야 한다”며 “부처 조직개편은 단순한 통합 측면이 아닌 기능 융합이라는 점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격이 다른 두 부처 통합을 두고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교과부 무게추가 교육에 쏠리면서 과학기술 홀대에 대한 비판이 있던 점이 주요 해결 과제다.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은 “과거에는 '현안'인 교육 입시에 미래 먹거리, 즉 '미래안'인 과학기술이 늘 뒷전으로 밀렸다면 이번 정부에서 현안과 미래 안배가 어떻게 이뤄질지 두고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도 “이전에는 과학기술 분과가 경제분과에 속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발전”이라며 “더욱이 과학기술 인사로 볼 수 있는 신용현 대변인이 인수위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계 반발은 거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인선과 조직 개편 논의는 백년대계인 교육을 홀대하고 약화시키는 처사와 다름없다”면서 “헌법에 명시된 국가 교육 책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장 교육 전문가가 인수위에 주요하게 참여해 국정과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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