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계가 서비스 등 다른 업종으로 '외도'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침체한 데다 TV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동계 국제스포츠대회가 끝나면서 매출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가전 제조사가 새 수익모델을 찾아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탁기를 제조하는 하이얼은 최근 의류 세탁서비스를 강화했다. 사용자가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세탁물과 집 주소를 입력하면 직원이 지정된 시간에 방문해서 이를 수거·세탁한 후 돌려준다.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가전 청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기밥솥 등 가전 전문기업 메이디그룹은 지난 1월 안후이성에 자동차 부품 제조사를 설립했다.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차 시장을 겨냥한 부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에 주력한 그리 일렉트릭도 최근 의료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닛케이는 급속히 침체 중인 중국 부동산 시장 상황이 현지 가전 업체의 사업 다각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에어컨,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새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매매, 대출 등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 거래량이 급감했다. 실제 작년 7~12월 중국의 주택판매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닛케이는 헝다 등 부동산 기업의 경영 불안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신축공사 중단 등을 우려, 가전 구매 시기를 미루는 소비심리도 가전업계 매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TV수요 급감도 악조건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TV시장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대감으로 호조세였다. 중국의 2021년 TV 판매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대회가 폐막한 올해 TV 시장은 역기저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