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티펙스는 1993년 설립된 글로벌 PDF 1세대 기업으로 PDF 문서·그래픽 처리 관련 특허만 25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티펙스는 이파피루스가 글로벌 전자문서 시장을 향해 힘차게 뻗어나가는 도약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핵심 기술인 아티펙스의 모바일 뷰어 기술과 이파피루스의 웹 뷰어 기술을 결합하면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해 400여개 전자문서 솔루션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는 “아티펙스는 2004년 이파피루스를 설립하기 전 개발자로 2년 동안 몸담았던 회사이기도 하다”면서 “아티펙스 인수를 계기로 몸집을 키운 만큼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주 무대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파피루스는 지난달 초 255억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한 후 이를 토대로 인수경쟁기업들을 제치고 미국 아티펙스를 인수, 미국 판매 거점을 통해 현지 활로를 트는데 성공했다.
-아티펙스 인수 과정을 설명하면
▲대학 시절부터 아티펙스를 잘 알고 있었다. 글로벌 오픈 소스 커뮤니티 분야에서 유명한 기업이다. 개발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연 덕분에 창업자와 임원진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아티펙스가 글로벌 기업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을 지난 2020년 말쯤 전해 들었다. 아티펙스 기업과 기술 가치를 익히 잘 알고 있던 터라 아티펙스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10년 전부터 '아티펙스를 내가 경영하면 잘 할 수 있겠다'고 품었던 생각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아티펙스가 이미 글로벌 기업 3곳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인수조건도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아 1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1월 말 계약서에 서명하기 직전까지 변수들이 적지 않았지만 아티펙스를 품에 안았다.
-아티펙스 인수를 위해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했나.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세 가지 장점을 강조했다. 우선 전자문서 분야에서 이파피루스는 독자적인 웹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아티펙스는 모바일 문서 뷰어와 모바일 오피스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웹과 모바일 기술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피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PDF 기업이 400여개에 달하는 데 자체 PDF 엔진을 가진 업체는 5곳에 불과하고 이파피루스와 아티펙스가 이를 보유하고 있으니 글로벌 특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전자문서 시장 성장성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PDF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2%, 전자계약 시장 31%, 파일공유 시장 26.1% 등 글로벌 전자문서 시장은 지속적이면서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용 SW가 글로벌 SW 시장에서 서비스형 SW(SaaS) 비율이 현재 약 10%에서 향후 100% 전환하게 되면 전자문서 솔루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시각을 같이했다.
-아티펙스 인수 후 경영 계획은
▲아티펙스는 기술 중심의 회사이다. 하지만 업력에 비해 매출 또는 외형 성장이 다소 더딘 편이다. 경영진이 안정적인 매출에만 머물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티펙스 대표를 맡으면서 샌프란시스코 남부 지역에 거점을 새롭게 마련해서 젋은 인재를 영입하고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파피루스의 문서뷰어 '스트림 닥스'와 아티펙스의 모바일 문서 편집기 '스마트 오피스'를 결합하거나 또는 아티펙스의 코어 엔진을 기반으로 스트림 닥스 기능을 한층 고도화해서 한국에서 상품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트림 닥스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데 역점을 둔다.
또 아티펙스 PDF 엔진의 강점은 인터넷데이터센터에 가장 최적화한 기술이란 점이다. PDF 엔진 중에 에너지 효율이 최고로 우수하다. 전력 소모가 적은 만큼 SaaS 또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아티펙스 전자문서 솔루션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아티펙스 조직을 정비해서 연말 양사 매출을 합치면 3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자신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시아계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고 싶다. 아티펙스 직원과 진행한 개인 면담에서 '개발자 출신이면서 회사를 잘아는 젊은 사장이 대표로 취임해서 아티펙스가 드디어 변화하겠구나'하는 직원들의 기대감을 느꼈다. 2~3년 후에 아티펙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서 중소 SW 기업의 좋은 미국 기업 인수 사례를 만들고 싶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