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메타버스 서비스의 주요 성립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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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솔 식신 트윈코리아 부문 대표.

메타버스 담론이 활발해지고 새로이 도래할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실질적으로 메타버스가 제공할 부가가치가 무엇이며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서비스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공존한다. 메타버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유용성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거나 상대와 대화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2차원적 활동이 이뤄지는 온라인을 '세계'라고 잘 느끼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메타버스만의 차별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하나의 초월 가상 '세계'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환경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가상세계라고 인식할 수 있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과 경험이 가능해야 한다. 즉 몰입 가능한 3차원 그래픽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기술력이 필요조건이다.

나아가 소비자들이 그 세계에서 유용성과 즐거움, 유익함까지 갖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해야 한다. 해당 산업 분야(교육, 금융, 유통, 건축, 행정 등)를 이해하고 핵심 콘텐츠를 알맞게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소비자 만족과 지속 사용까지 갈 수 있는 충분조건이다.

메타버스는 많은 오프라인 활동들을 가상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가능토록 만들어 줄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손쉽게 온라인으로 송금해서 주식 투자 등을 할 수 있고, 학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도입되더라도 현실 활동의 완전 대체가 어려운 영역들이 남아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는 앞으로 메타버스 가상 매장을 만들어 소비자가 현실처럼 방문하고 각종 이벤트 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영업하기 위한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부 캐릭터'인 아바타가 가상 맥도날드에 방문해서 구경하고, 앉고, 주문하고, 결제할 수는 있겠지만 '본 캐릭터'인 소비자가 빅맥을 먹는 것까지 해 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는 메타버스 매장에서 주문 시 집으로 빅맥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관광 산업도 마찬가지다. 가상세계에서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방문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구경하더라도 이는 '코로나19' 등 경제적인 비용 문제 등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의 대리 만족에 그친다. 제약 상황이 해결되면 실제로 직접 그 관광지를 방문해서 그곳의 공기를 마시고 내 눈에 담아오고 싶은 욕구는 남아 있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은 매주 전국의 전통시장을 선정, 시장 상점들의 신선한 재료들과 생생한 레시피 과정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출연자들이 해당 메뉴를 음미할 때 흥미와 관심을 끌어올린다. 동일한 메뉴를 배경 이해 없이 단순히 식사할 때보다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과 효과적인 홍보를 제공한다.

이처럼 메타버스 세상이 도래해도 현실 활동이 남아 있는 영역이 있다. 이 영역에서 메타버스는 '도레미마켓' 사례처럼 현실 경험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또한 '가상 맥도날드의 홈 딜리버리'처럼 현실 서비스를 더 확장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 진화한 형태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기업이 기술력 그리고 특정 산업들에 대한 이해도를 모두 갖추고 있기는 어렵다. 즉 메타버스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각 특화 자원들을 갖고 있는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허은솔 식신 트윈코리아 부문 대표 esher@siksinb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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