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네이버 이젠 '세계로' 가자

네이버가 최수연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최 대표는 1981년생의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간 중소상권 침해 논란, 직원 사망 사건 등으로 뒤숭숭했던 조직을 일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종종 공룡에 비유된다. 검색포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광고, 쇼핑, 금융, 부동산 등으로 무한 확장하면서 중소기업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덩달아 조직도 비대해지고 경직되면서 혁신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젊은 CEO를 앞세운 것은 이런 구태와의 결별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뉴 네이버'의 방향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맞춰진 것 같다. 인수합병(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최 대표를 발탁한 것도 일맥상통한다. 최 대표와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된 김남선 책임리더도 네이버 합류 전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 모건스탠리, 맥쿼리에서 굵직한 M&A 업무를 주도했다. 네이버가 '국내용'이라는 뼈아픈 비판의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플랫폼에 본격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알게 모르게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을 마무리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패토,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 웹툰이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는 커머스 시장을 공략한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한국 속 네이버'가 아니라 '세계 속 네이버'로 위상이 확 달라질 것이다.

한국 인터넷 업계는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플랫폼 기업을 부러워했다. 우리가 한 수 아래로 봤던 중국 기업은 일찌감치 글로벌 기업 자리를 꿰찼다. 한국 기업이 언어나 사회문화 측면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꼭 넘어야 할 게 글로벌 문턱이다. 새 CEO 선임을 계기로 네이버 임직원이 글로벌 마인드로 새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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