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한다. 모빌리티 플랫폼 구현 요소인 통신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 재판매·MVNO) 등록을 신청하고, 전국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구축한다. 롯데렌탈은 회사 렌터카 사업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전기차 기반 화물 플랫폼 등 사업 추진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MVNO사업자 등록을 신청한다. 롯데정보통신이 인수한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중앙제어와 협력해서 롯데렌탈 지점을 비롯해 전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보다 앞서 완성차 제조사와 수입차는 MVNO 사업자로 등록했다. 통신으로 연결된 커넥티드카가 이동 수단 이상의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대부분 커넥티드 기능을 지원하지만 보안상 이유로 외부업체에 통신이 개방되지 않는다.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통신망을 별도로 갖춰야 하는 이유다.
롯데렌탈은 기존에 KT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KT가 구성한 요금제에 맞춰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정액제 과금 방식으로 말미암아 데이터 사용량은 적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24만3010대에 달하는 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도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롯데렌탈이 MVNO 지위를 얻으면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임대하고 데이터 사용량만큼만 도매대가를 부담하면 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극대화하려는 이통사의 고가 요금제 유도 전략도 회피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IoT전용, 롱텀에벌루션(LTE), 5세대(G) 등 통신망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애플리케이션으로 구분하면 기존에 대여하는 전자전기 계측장비와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충전기는 통신량이 작아 IoT망으로 충분하다. 반면에 자율주행차와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는 이보다 빠른 통신망이 필요하다. 다양한 센서로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서버와 주고받아야 하고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지원하며 탑승자가 즐길 콘텐츠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렌터카는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콘텐츠 이용을 위한 디스플레이를 추가 장착해서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렌터카에서 OTT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은 롯데렌탈의 렌터카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전국 각 지점에 충전기를 갖추는 것은 물론 렌터카를 도입하는 기업·기관에 충전기 인프라를 함께 공급할 수 있다. 회원제로 운영해 비회원과 차등 충전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롯데렌터카의 경쟁력 강화도 가능하다. 향후 출시할 전기차 기반 화물 플랫폼 운영에도 긍정적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