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고화질·대화면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초프리미엄 TV 기술을 앞세운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에이수스 등 PC업체까지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전자업계 주요 격전지로 부상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게이밍 모니터(주사율 120㎐ 이상) 출하량은 1800만대로, 전년(1366만대) 대비 31.7% 성장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772만대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에 이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프리미엄 TV에 적용하는 초프리미엄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니터에도 접목, 고화질·대화면 트렌드를 주도한다.
삼성전자는 2019년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에도 17.5% 점유율(금액기준)로 3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초프리미엄 TV인 '네오QLED'에 적용한 '퀀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접목, 게이밍 모니터의 초고해상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오디세이 네오 G9'은 49형 디스플레이에 1ms 빠른 응답속도와 240㎐ 높은 주사율를 구현한다. 올해 CES 2022에서 공개한 55형 오디세이 아크는 세로 화면 전환, 최대 3개 화면 분할 등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주목 받는다.
LG전자도 지난해 'LG 울트라기어' 34형 제품 출시를 비롯해 20개에 가까운 제품 라인업을 확보했다. 핵심인 '나노IPS 디스플레이'를 바탕으로 넓은 시야각과 색 재현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48형 울트라 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탑재가 유력하다. LG전자는 앞서 게이밍족을 위한 42형 올레드 TV를 출시한데 이어 전용 모니터까지 선보이며 '올레드 생태계'를 강화한다. 지난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3위(11.9%)를 차지한 LG전자는 확대된 라인업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점유율 경쟁에 나선다.
PC업체의 공세도 매섭다. 시장 3~4위를 유지하던 에이수스는 지난해 12.4%로 시장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그동안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우선시했던 것에서 고화질, 대화면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CES 2022에서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42, 48형 게이밍 모니터를 공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세계 최초로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를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까지 출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올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사상 첫 20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2020년 10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이다. 몰입감과 빠른 응답속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로 대화면·고화질 트렌드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P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게이밍 노트북 수요도 늘지만, 콘솔과 데스크톱 게임 유저를 중심으로 게이밍 모니터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면서 “게임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 등 고사양을 요하는 작업도 수행 가능해 공략 대상도 차츰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주사율 120㎐이상) 시장 규모>(자료: IDC)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