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로 통화하며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양측이 이번 통화에서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 번역의 축인 한미동맹의 힘을 확인했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외교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통화로 시작됐다.
이번 통화는 오는 5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면서 첫 방한을 추진 중이다. 선거 기간 한·미 동맹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윤 당선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외정책 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상이 5월께 방한하면 취임 후 한달 미만에 만남이 성사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미국 대통령과의 가장 빠른 만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임기 개시 54일 만에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에 처음으로 회담했다.
통상 한국 대통령이 먼저 방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 방한이 먼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주요 외신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이 문재인 정권과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할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당선인이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한 전임 정부의 진보적 기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대선 결과 확정 직후 공개한 '윤석열, 한국의 다음 대통령에게 기대할 것' 보고서에서 “(윤석열 정부가) 경험 부족을 상쇄하기 위해 노련한 외교 전문가를 기용할 것”이라면서 “전임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줄었던 한미 연합훈련을 늘리고 추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에 무게를 둘수록 중국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면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쿼드에 발을 들이거나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파열음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은 윤석열 후보 당선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 TV 토론회에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바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발언했다면서 과거사 문제, 한국 대상 수출규제 등 현안을 타개하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NHK는 윤 당선인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 관한 한·미·일 3국 협력에 의욕을 보여왔다면서 일본 내에서 당선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