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연식대비 463만원 가격 인하
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대 초반'
10.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주목
무선 폰 프로젝션 지원 편의성 높여
한국지엠이 출시한 쉐보레 2022년형 '볼트 EV'는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했으나 가격은 낮아졌다. 직전 연식보다 463만원 인하됐지만 완전변경 모델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 보조금을 적용 시 3000만원 초반대에 400㎞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소형차지만 준중형 차량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춘 매력적인 차량이다.
볼트EV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이 2016년부터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한 소형 해치백 전기차다. 국내에는 2017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배터리 모듈 리콜이 있었으나 이번에 판매하는 부분변경 모델은 관련 문제 발생 우려를 모두 해소한 차로 걱정할 건 없다.
GM은 2022년형 볼트 EV에서 완전변경 모델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라이트를 얇게 디자인해 날카로운 인상을 완성했다.
전면부에는 얇은 주간주행등(DRL) 아래에 둥근 형태의 헤드라이트가 적용됐다. 후면부 리어램프도 기존 대비 얇은 디자인으로 바뀌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전면 방향지시등은 물흐르듯 점진적으로 켜지는 시퀄션 타입을 지원한다. 후면 브레이크등은 근접한 후행 차량 운전자가 인지하기에는 상당히 아래쪽인 듯했다.
측면은 루프 라인이 1열 공간 위에서 가장 높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기존 형태를 유지했다. 전고는 직전 연식보다는 낮은 1595㎜지만 여러 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 높다. 174㎝ 기준 운전자가 탑승하는 1열 머리 공간뿐 아니라 2열에서도 불편함이 없다.
소형차지만 실내가 좁은 느낌은 아니다. 창문이 커 개방감이 있다. 선루프는 옵션에 없다. 운전석에 앉으면 8인치 디지털 계기판 10.2인치 터치스크린 기반 쉐보레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이 눈에 들어온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려하진 않으나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건 공조장치 조작부다. 10.2인치 터치스크린 아래에는 유광 버튼이 자리한다. 직전 연식 모델에 있었던 다이얼과 투박한 버튼이 사라지고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버튼으로 대체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을 지원해 편의성이 높아졌다. 운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iOS 스마트폰을 선 없이 차량과 연동할 수 있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40만원 옵션 사양으로 폰 프로젝션 기능이 있기에 굳이 추가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10.2인치 디스플레이 위치는 아쉬움을 남긴다. 송풍구 아래에 있어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는 데 시선 움직임이 크기 때문이다. 계기판을 내비게이션과 연동할 순 있으나 지도가 그대로 표시되지 않고 방향 지시 알림만 제공한다.
180만원의 '테크 패키지' 옵션은 고려할 만한 사양이다. 다양한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이 추가된다.
대표적으로 정해진 속도로 항속주행하는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사양이지만 테크 패키지 옵션 추가 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사양을 높일 수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계산해 차량 스스로 가·감속까지 수행해 운전 피로도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
주차 시 유용한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기능도 더해진다. 또렷한 화질로 차량의 360도 상황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차로 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 헤드업 LED 경고등을 포함한 전방 충돌 경고, 보스 프리미엄 7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 등이 추가된다.
아쉬운 건 차로 이탈 방지 기능보다 상위 기능인 차로 중앙을 찾아 주행하는 기능(LKA)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좌우측 차로로 차가 근접하면 소극적으로 개입해 반대 방향으로 조향을 돕는 정도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모드를 추가로 지원한다. 전기차 특성상 응답속도가 빠르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 시 가속페달이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모터는 150㎾로 204마력의 성능을 낸다. 차량이 크고 무겁지 않아 충분한 가속력을 제공한다. 시승 중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기어는 버튼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 드라이브와 후진은 버튼을 당겨올리는 형태고 주차와 중립은 누르는 방식이다.
아래에는 원 페달 모드 버튼이 위치한다. 감속 페달을 조작하지 않고 운전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회생제동 강도는 운전대 좌측에 위치한 패들로 조정할 수 있다. 회생제동이 불쾌감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감속 페달을 조작할 때보다 강한 제동이 이뤄져 동승자 없이 운전자 혼자 주행할 때 활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
주행거리는 상온 기준 414㎞다. 하루 40~50㎞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1회 충전으로도 일주일가량 이용이 가능하다. 복합연비는 5.4㎞/㎾h인데, 실제 주행에서도 5.4㎞/㎾h를 기록했다. 다만 저온 인증거리는 273㎞로 상온과 격차가 있다.
볼트EV는 직전 연식과 같은 66㎾ 배터리를 탑재했다. DC콤보 50㎾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80%까지 약 1시간이면 충전할 수 있다.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하고 오면 되는 시간이다. 11㎾ 완속 충전 시에는 100%까지 8시간이 소요된다.
겨울철 운행에 유용한 운전대 열선, 열선 시트를 지원하지만 통풍시트 선택은 불가하다.에어백은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었다. 운전석 시트는 수동 시트에서 전동 시트로 바뀌어 조작이 용이해졌다. 가격은 4130만원이다.
볼트EV의 크로스오버 버전인 소형 SUV '볼트EUV'는 4490만원이다. 볼트EV엔 없는 통풍시트, 파노라마 선루프를 지원하고 전장이 길어지면서 2열 공간이 조금 더 넓어진 게 차이점이다.
가격이 최우선이라면 볼트EV, 스펙이 더 중요하다면 볼트EUV 선택을 추천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