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캐나다서 배우는 소부장 진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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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캐나다 토론토 벤처증권거래소(TSXV) 자원개발 상장사로 시작해 현재 이차전지 소재 상장사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증권 시장에 대한 상장 진입 장벽은 한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TSXV, CSE가 캐나다를 대표하는 벤처 증권 거래소다. 2500여개 가운데 다수가 소형 업체다. 스타트업, 벤처기업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는 캐나다 태생적 자원산업에 대한 구조적 시스템에서 발전했다. 금과 은, 구리, 니켈 등 자원 탐사, 개발, 생산 등 막대한 자본과 리스크, 시간적 인내가 필요했다. 성공 확률도 매우 낮다. 그러나 밴쿠버와 캘거리 다운 타운에는 석유와 광물 자원 개발 관련 세계적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벤처 기업과 광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증권 시장 문호 개방에 따른 투자 활성화가 자리한다. 광물 산업 성장에 따른 결과라고 판단한다.

혁신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상장이 가능하고 다수로부터 자금 조달을 할수 있다. 자금 조달 연속성이 가능하면서 지속 가능한 개발과 사업화가 가속화됐다. 이를 통해 성과가 나올경우 나스닥 등 상위 거래소의 업리스팅까지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됐다.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호주, 유럽 기업들이 캐나다 벤처 거래소에 상장을 하면서 외연도 확대했다.

이러한 구조 정착화는 그동안 시행 착오와 부작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위험, 고수익 벤처 자본 시장이 갖는 특성상 증권 시장 투자자는 투자에 대한 손실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손실 발생이 해당 업체 허위 공시 등으로 발생하면 업체와 임직원, 증권사 관계자에 대한 처벌과 징벌적 배상이 상상 이상이다. 이러한 리스크는 철저히 관리되고 거래소 및 증권 감독원의 리스크 관리시스템도 견고히 작동됐다.

한국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을 위해 정부 주도 아래 지난 3년간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인 지원도 좋지만 정부 주도의 정책 드라이브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부장 자립화가 지속 가능하게 이뤄지려면 소부장 산업 개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을 포함해 스타트업도 일회성 자금 지원이 아닌 자생적, 지속적인 자본 조달이 필요하다. 혁신과 개발이 지속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기차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전기차 확대 보급 속도는 배터리 기술의 진보에 달려있다. 하지만 배터리 강국인 우리나라 배터리 소재 개발은 한국의 외형적 위상에 비해 경쟁국에 많이 뒤쳐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대기업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개발 중소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배터리 소재 산업 혁신 및 역량 강화 측면에서 중요하다.

특히 캐나다 벤처증권 시장 개념의 소부장 및 배터리 소재 산업에 대한 조기 도입이 가능하다면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 관료적인 사고로 접근하면 늦을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초고속 충전이 필요한 때다.

허성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 대표이사 shuh@neobatterymateria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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