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설산업 '탄소중립', 생태계 구성원이 적극 동참해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로 부각되면서 탄소중립은 모든 산업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그보다 더 공격적인 일정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에 가입한 국가 중 이미 100개에 가까운 국가들이 2050년까지 완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기업 중 상당수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줄이고 2050년까지 완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산업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다퉈 나가고 있지만 건설 관련 분야에서의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앞서 나가는 기업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건설자재 생산 과정까지 포함한 전체 산업 생태계, 건물 운영 부문까지 포함할 경우 전 세계 온실가스의 20%, 이산화탄소의 47%를 배출할 정도로 탄소배출량이 큰 산업이다.

탄소배출량이 큰 만큼 건설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산업이지만 생태계 면면을 들여다보면 건설회사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구조다. 건설산업의 탄소배출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대비 건설산업의 밸류체인 내 연관산업, 완공된 건물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즉 개별 건설회사의 노력으로 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하다. 건설산업의 생태계 내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동참할 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물론 건설회사가 주도해 생태계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탄소감축 노력 동참을 유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엔 여력이 부족한 업체에는 탄소중립을 유도하는 것이 큰 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을 위한 정책적 인센티브 도입이 검토되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연관 산업의 선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보건설기계의 경우 '더 나은 세상 만들기'(Building Tomorrow)라는 비전 아래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30% 줄일 것임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전기 굴착기, 더 나아가 수소 전지 굴착기를 포함한 친환경 첨단 건설장비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굴착기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절감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볼보건설기계 그룹 내 최대 규모의 굴착기 생산 거점인 창원공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2030년 50%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까지 감축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IPCC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협의체이다.

국제사회가 제시하고 있는 이 같은 탄소중립 목표는 도전적인 과제임이 분명하다. 생태계 내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지 않으면, 그것도 서둘러서 준비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내일을 만드는 일에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기대한다.

Photo Image

임재탁 볼보건설기계 부사장 Function.KoreaCommunications@volvo.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