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트럼프發 관세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글로벌 시장이 요동친다.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 모든 것이 내 것'이란 전략 때문이다.

이미 1기 집권 때 유사한 방법을 구사해 관세 전쟁을 편 결과는 대실패였다. 미국 인플레이션을 촉발했고 미국인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들었다.

이번 관세 전쟁도 결국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실패할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관세 부과를 통해 우위의 입장에서 일단 양보를 이끌고 몇 배의 경제적 효과를 자국으로 끌어내려는 장사꾼 전략을 취하고 있다.

Photo Image

집권 초기 시작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시행과 유예 전략을 쓰고 있다. 많은 미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수입하는 사업 구조상 부정적 부메랑 효과만 구축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는 임기 내내 진행돼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관세 영향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수출품 중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보편적 관세 25%를 부과하면서 벌써 글로벌 시장이 시끄럽다. 국내 산업계는 글로벌 상황을 보면서 경쟁력 유지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압박도 시작됐다. 한국과 일본, 유럽은 물론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커진다. 한국은 대미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대미 흑자국 8위권에 있는 국가다.

상호관세 부과로 부담감이 더 커지면서 정부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약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 건립과 함께 현대제철의 추가 투자를 발표하는 등 대미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약점은 트럼프의 카운터파트너가 없다는 것이다. 탄핵 상황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안에 한계가 있어 각개전투 중이다. 기업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행정부와 기업 등을 대상으로 각종 대안을 만들고 있지만, 한계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물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대폭 수정이나 폐기 등으로 보조금 지급이나 세제 혜택도 줄이거나 없앨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방위비 재협상은 물론 한미 FTA 재개정 등 제한된 항목은 없을 정도로 모든 대상이 무한대의 공격형 모델이 되는 상황이다.

한국이 할 수 방법은 가진 재원이나 능력을 최대한 마련해 협상하는 전략이다. 민관 구분 없이 역할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다. 당장 한국은 대통령 부재로 관세 부과 등 직접적인 행동이 다른 국가보다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득할 시간을 벌면서 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대미 투자를 늘리고 대미 흑자를 줄이는 노력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제품의 생산 비중을 미국 공장으로 확대, 최대한 영향을 덜 받게 하는 방법도 있다.

전체적인 부분을 묶어 패키지 딜을 건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한·미 관계는 단순히 한두 가지 제품만 가지고 흥정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미·중 갈등 사이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북·러 문제, 미국과의 역학관계, 동맹국 등 단순히 무역으로만 함께 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pskim@daelim.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