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중도보수정당' 예고
내각 구성·지방선거 '원팀' 출격
'尹, 오차범위 밖 우세' 전망 나오자
일각 "진보+친문 반사작용 가능성"

사전투표 전날 이뤄진 지지율 1·3위 후보간 단일화 및 합당 선언으로 대선은 물론, 향후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선 후 보수당인 국민의힘과 중도를 지향하는 국민의당이 합당하면 우리나라 중도보수층을 대표하는 정당이 탄생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민의당을 포함한 정부 구성도 확실시 된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등 향후 주요 선거에서도 중도보수진영 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 진보 진영의 정의당, 중도진보 성향의 더불어민주당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일 윤 후보와 함께 '국민통합정부'를 이뤄내겠다며 단일화 및 합당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함께'라는 말을 수 차례 사용했다. '원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차기 정부 인수위·정부 구성, 국정운영, 인사기조까지 언급한 것이다. 대선 승리 및 합당 후 안 후보 입지를 예상케 하는 발언이다. 안 후보가 인수위원장이나 국무총리직 등을 직접 맡아 국정 파트너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합당 뒤에는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발언에 비춰, 차기 대선을 준비하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정치권은 단일화 및 합당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인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 시 오차범위 밖 우세를 점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신뢰 수준 최대 ±2.2%포인트(P))를 보면,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 뒤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을 경우 윤 후보 지지율은 47.4%, 이 후보는 41.5%였다. 두 후보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5.9%P 였다. 윤 후보는 40대와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 광주·전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 지지층 중 윤 후보 지지로 옮겨간 비율은 29.2%, 이 후보 지지로 옮겨간 비율은 31.2%였다. 심 후보 지지로 옮겨간 비율은 8.5%였다.

반면 사전투표 전날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대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후 중앙선관위를 찾아 후보 사퇴를 했지만, 9일 본투표에선 안철수 후보가 기재된 투표용지에 투표해야 한다. 투표장소에 공고문으로 사퇴했다고 공지된다. 4~5일 사전투표 용지에는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다는 것이 기재된다. 유권자 혼란이 충분히 예상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여론조사 공표 금지 상태에서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시기적으로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반사작용으로 이재명 후보 측에 중도, 진보 진영과 친문이 결집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 단일화에 따라 중도층 표심이 윤 후보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말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이 비율이 높아졌고, 윤 후보는 낮아졌다”면서 “당시 이 후보에게 간 모든 중도층 표심이 윤 후보에게 돌아오진 않겠지만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