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제친 쿠팡, '유료회원 900만의 힘'

작년 매출 22조 역대 최대
유통 선두 이마트 매출 추월
적자 1조8000억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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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돌파하며 '로켓 성장'을 이뤘다. 유료 회원이 1년 새 약 두 배 늘며 탄탄한 쿠팡 생태계를 구축한 결과다. 다만 물류 투자와 지속된 출혈 경쟁으로 적자도 함께 커졌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00억원)라고 공시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54% 늘며 국내 e커머스 역대 최대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가파른 매출 성장 배경은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덕분이다. 작년 말 기준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전년(470만명)보다 약 두 배 늘어난 900만명에 이른다. 600만명대로 추산되는 네이버플러스를 넘어선 국내 e커머스 최대 규모다. 무료 배송과 반품,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 콘텐츠 혜택이 추가되면서 유료 가입자가 대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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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쿠팡만의 생태계가 자리 잡으면서 '록인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유료 회원이 지출한 금액은 30% 이상 늘었다. 동시에 이용자와 객단가도 커졌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한 번 이상 쿠팡에서 제품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 수는 1794만명이다. 이들의 1인당 구매금액은 283달러(약 34만원)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16분기 연속 외형 성장을 이어 간 쿠팡은 국내 최대 유통사인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채널 매출마저 넘어섰다. 지난해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은 16조4514억원이다. 온라인인 SSG닷컴의 매출은 1조4942억원, 지마켓글로벌은 12월 1개월 매출이 1184억원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합쳐도 20조원에 못 미친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실적은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라며 “매출은 2년 전과 비교해 거의 3배 성장했다. 새벽배송에서 편리한 반품, 쿠팡플레이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고객 경험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은 보여 주지 못했다. 지난해 쿠팡 순손실은 15억4259만달러(약 1조8600억원)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3배 이상 늘었다. 영업적자는 14억9396만달러(약 1조8000억원)이다.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일회성 손실과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 영향이다. 쿠팡은 작년에만 140만㎡(약 42만평)의 물류 인프라를 추가했다. 쿠팡 측은 “4분기 손실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 1억3000만달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올해부터 수익 개선을 위한 효율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년간의 기록적 성장과 확장에 이어 올해는 효율성 제고와 운영 레버리지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올 1분기 총이익률은 2.5%포인트(P) 이상 개선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말 와우 멤버십 회원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한 실적 자료에서 기업의 실질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손실 규모를 4억달러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신사업을 제외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기존 사업의 EBITDA 기준 수익성을 높인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 개선을 일구겠다는 계산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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