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검토만 6개월째...진전없는 게임이용장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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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게임이용장애 민관협의체 회의를 지난달 열고 연구결과 의견수렴을 거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최종보고서를 보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 보고서가 제출되고 반년 가까이 보완, 검토만 하고 있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이 2025년에나 가능하다며 시간이 충분하다는 태도를 보여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게임이용장애 민관협의체 협의체 8차 회의가 지난 1월 21일 진행됐다. 7차 회의가 진행된 작년 3월 31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8차 회의에서 민관협의체가 의뢰한 연구용역 3건에 대한 위원 의견 수렴이 있었다. 현재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보고서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

3개 연구용역은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다. 논의 기초 자료다. 'WHO 권고안 채택과정의 적절성·타당성 검토' 'KCD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게임이용장애 실태조사를 위한 기본틀 수립'으로 진행됐다. 작년 8월부터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를 검토, 보완하는 단계만 6개월 가까이 지속 중이다. 가치 판단이 필요 없는 연구 보고서 검토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연구는 애초 2020년 3월 사업자를 선정해 240일 동안의 연구를 거쳐 같은 해 12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계획이었다. 몇 차례 유찰과 격렬한 토론이 오가며 연구 시작이 늦어졌고, 이후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받아 또 한 차례 지연됐다. 최종 연구 종료 예정일은 작년 11월 민관협의체 보고 이후였다.

진전이 없는 것은 대통령 선거 후 정부 조직 개편 가능성에 정책 관련 업무가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암묵적인 관례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국무조정실의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인식과 태도도 한몫했다. 국무조정실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관협의체 중심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KCD는 통계청이 5년마다 개정하는데 다음 개정이 2025년이니 시간이 있다는 설명이다.

2019년 민관협의체 출범 후 지난 3년간 민관협의체에서 도출한 건 '과학적, 객관적 근거로 공동으로 선행연구를 진행한다' '게임계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킬 방안 모색'이 전부다. 지난 3년간 아무것도 진전된 게 없는데 앞으로 3년이 충분한 시간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등재 결정까지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오히려 서둘러서 활발하게 논의해 남은 시간 동안 충분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될 필요가 있다. 국무조정실과 유관 부처는 서둘러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