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2021년 유엔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공식 승격했다. 선진국 승격에서 가장 큰 원동력은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이다. 특히 이공계 출신 우수인력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다. 이제 급변의 시대를 맞아 향후 우리나라 공학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 자격으로 공학교육 발전에 관한 여러 정책 모임에 참석했다. 교육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는 이공계 대학 인력양성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공학교육학회, 한국공학교육인증원 등은 공대 교육 내실화와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공학교육 인력과 교육 혁신을 고민하는 정부와 한림원, 학회, 인증원 등이 있다는 점에서다.
공학교육 혁신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 공학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한국공학한림원 제안이고, 또 하나는 기존 이론 중심 공대 교육을 전공·기초·설계 교육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서 창의성과 현장 적응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제안이다.
다음 질문에서 답을 찾아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할 미래에 현재 공학교육 방법과 체계는 과연 유효한가. 새로운 21세기 학습 패러다임에 부응하고, 개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공대의 전략적 교육 방향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 새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정책 총서를 발표했다. 정책 총서 주제는 '새로운 100년 산업혁명, '추월의 시대'로 가자'는 것이었다. 새로운 산업혁명이 100년을 주기로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추격자가 아닌 추월한 선도자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기 위한 5대 핵심과제를 꼽았고, 여기에 '교육의 재정의'를 포함했다. '교육의 재정의'는 다름 아닌 공학교육의 '신 패러다임'과 '대학의 파괴적 혁신'이다.
한국공학인증원 제안인 현실적 프로그램은 기존 이론 중심 교육을 전공·기초·설계 교육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학생은 글로벌 기준을 만족하는 경쟁력을 갖춘 엔지니어로 거듭나고, 대학은 지속적인 강의 품질 개선(CQI)으로 글로벌 기준에 충족하는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은 창의성과 현장 적응력을 갖춘 준비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이제 큰 그림과 현실적 프로그램 속 핵심 단어를 뽑아 비교해 보자.
한국공학인증원 프로그램은 글로벌 기준, 창의성, 현장 적응력을 기본으로 하는 엔지니어 양성이다. 현재 공학교육 이수체계를 활용하면서 지속적 개선으로 훌륭한 공학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공학한림원은 현재 공학교육 체계를 '신 패러다임'에 맞춰 '대학의 파괴적 혁신'을 추구한다.
4차 산업혁명(초연결, 초지능, 초융합)과 디지털전환(DX) 시대에 인공지능(AI) 관련 교과목 학습과 비대면 영상강의 방식의 교육혁신은 소통 관점에서 필수다. 현재 전기·전자부품, 자동차, 선박, 기계부품, 화학제품 등도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산업체 요구에 맞도록 잘 교육받은 전문가도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통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기본으로 한 소통 방식이 메가트렌드다.
'전칠소삼', 산업적 요구를 충족하는 전문지식 70%에 세계적 트렌드에 부합하는 소통 능력 30%를 갖춘 공학교육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우리나라 공학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학적 소통 능력은 탄탄한 전공 실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비로소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래 부산대 공대학장 yesch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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