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 정액제 거부감 여전
NFT도 근본 대안으론 역부족
이용자 불만 최소화 수준서
게임업체 수익성 보장 필요
한국은 확률형아이템 종주국은 아니지만 확률형아이템 토대인 부분 유료화(F2P) 게임 원산지다. 2001년 3월 한게임이 세계 최초로 게임 부문에 F2P 모델을 도입하고 다음달 넥슨이 '퀴즈퀴즈'에 아이템 판매라는 새로운 모델을 가지고 나오면서 시작했다. F2P가 탑재된 '메이플스토리'의 북미 진출을 기점으로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 퍼졌다.
F2P는 유료 서비스와 정액제 서비스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했다. 2000년 전후로 게임사와 PC방이 곤혹을 치른 영향이다. 엠플레이 퀴즈퀴즈는 정액제 전환 이후 50% 가까운 이용자가 이탈했다. PC방 과금을 선언했던 CCR '포트리스2 블루'는 PC방 업주들과 강경하게 대치했다. 2000년에 시작한 문제는 정부가 중재하기 시작한 2002년이 돼서야 약간이나마 봉합된다.
격렬한 논쟁과 고민 속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는 그럴 필요도 없거니와 F2P 모델을 대체할 가능성을 지닌 방안 탐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P2W으로 변질됐을 뿐 이용자 유입과 확대에 F2P 이상의 모델이 개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수년간 확률형 아이템 대안을 모색했다. '배틀패스'가 잠시 대안으로 부상했으나 대체재가 아닌 보완제 성격에 가깝다. 배틀패스는 일정 기간 내 목표 달성 시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확정형 유료모델이다. 최근 주목받는 NFT게임 역시 대안이 아닌 파생 상품 혹은 플랫폼 비즈니스다. 아이템 거래 중개 역할을 게임사가 직접한다.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은 3조원가량인데 2020년 게임산업 매출액은 18조원 수준이다. 글로벌 게임시장은 250조원, 아이템 거래 시장은 50조원 정도로 체급차가 난다. 현재 대규모 게임 중 유일하게 NFT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위메이드 '미르4'의 경우도 확률형 아이템 모델이 적용됐다. F2P 기반이다.
대안이 없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술 한잔, 디저트 한 접시에 몇만원씩 우습지 않게 사용하면서도 콘텐츠 구입에 인색한 경향이 강한 탓에 무료플레이 게임이 아니면 모객도 쉽지 않다.
실제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은 6월 출시된 '오딘'은 컴플리트 가챠 등 기존 게임과 다르지 않은 수익모델(BM)을 채택했으나 리니지 형제를 밀어내고 왕좌를 3개월간 지켰다. 해당 BM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했다.
BM을 바꾸는 대신 확률을 검증해 인증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온라인카지노처럼 인증기관이 최근 1개월간 확률 평균을 계산한 후 업로드해 고객에 공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현실적으로 F2P를 유지하면서 이용자와 게임사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절묘한 수준의 '선'을 찾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여긴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사례가 있지만 대규모 패키지 게임 개발과 판매는 위험부담이 크고 수익 회수 기간도 길다.
업계 관계자는 “이육사 시인이 일제 치하에서 기다리던 구원자를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으로 표현한 것처럼, 한 천재적 초인이 갑자기 나타나 패러다임을 흔들 BM을 개발하지 않는 한 부분 유료화를 대체할 만한 BM은 사실상 없다”며 “F2P BM 선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