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AI 공교육 확산…"활용 넘어 소양 교육으로"

인공지능(AI)이 사회 전반에 스며들면서 AI 교육 역시 화두로 떠올랐다. 교육 현장에서는 디지털 문해력(리터러시)을 넘어 AI 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AI 소양은 AI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문해력과 함께 AI 윤리 의식까지 포함한다. 지금까지는 몇 몇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AI 교육을 시도해 본 수준이었지만, 정규 교육 과정 내에서 AI 교육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연내에 AI 교육 관련 법과 윤리 기준 등 제도적 기반도 갖출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AI 역량을 갖춘 교원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AI 관련 수업 시수를 확보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할 방법을 포함해 AI 교육 종합계획을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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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법 제정, AI 선도학교 두 배로 확대

AI 교육은 AI 원리와 영향·윤리를 이해하고 AI를 활용 및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교육이다. 여기에 AI를 활용한 교수·학습 평가까지 포함한다.

교육부는 2019년 업무계획에 처음 AI를 활용한 수학 교육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하반기부터는 AI 소양을 키우는 교육으로 확대했다. 2020년 11월에는 'AI시대, 교육정책방향과 41개 핵심과제'를 발표하면서 종합적인 AI 교육 정책을 수립했다. 이어 선도학교를 지정하고 AI 교재를 발굴하면서 AI 교육을 지원했다. 지난해 기준 566개 학교가 AI 선도학교로 활동했다. 올해는 1000개로 늘어난다. AI 융합교육 중심고교도 지난해 51개에서 올해 56개로 늘려 운영한다.

AI 교육을 경험해 본 학교 숫자는 늘었지만 수업 내용과 기준은 제각각이다. 전국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AI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부터 필요하다. 지난해 안민석 의원이 발의한 'AI교육진흥법'이 국회 계류된 상태이며, 교육 현장 요구사항을 반영한 대체입법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3~4월 국회 교육위원회가 열리면 입법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정보 수업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AI 교육을 하고 있지만 AI 교육진흥법이 제정되면 AI 수업 확대는 물론 전담교사를 양성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AI 교육 윤리 기준은 교육부가 지난달 시안을 발표했으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초·중등 및 고등·평생교육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교육 종합 계획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책 연구를 상반기 추진한다. 2020년 만든 41개 과제에 더해 신규 정책을 발굴하고 교육빅데이터위원회 논의를 통해 AI 교육에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 축적 및 관리 방안도 마련한다. AI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도 추진한다.

교육과정에도 AI가 반영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는 정보 교과를 재구조화해 AI 교육을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초등 정보 관련 교과(실과)에 AI 기초 개념을 반영하고 고등학교에서는 AI 기본이 되는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과목을 신설하는 형태다.

◇부족한 교원, 시수 확보 과제

현 정보 수업은 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이 필수다. 최소 이 정도 시간을 교육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시수로는 학생 스스로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는 정보 수업 시수는 두 배로 늘어난다. 초등 34시간, 중학교 68시간이다. 초등학교 6년 내내 34시간만 마치면 된다는 뜻으로, 이 역시 AI 기본 개념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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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과에서 AI를 연계해 가르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수학·과학 수업 시간에도 AI의 원리를 연계하는 식이다. 선택과목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고등학교 진로 선택 과목에 지난해 2학기부터 AI 수학과 AI 기초가 포함됐다.

AI 교육을 위해 가장 필요한 환경은 AI 역량을 갖춘 교원이다. 교육부는 교육대학원에 AI융합교육 전공을 신설해 현직 교사 2052명을 교육했다. 2024년까지 5000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초·중등 교원양성대학 AI 교육 강화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형태로는 AI 교육을 전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선도 교사를 양성하는 방안과 더불어 현직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AI 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민간과 협력과 AI 교육 플랫폼 필요성을 강조했다. AI를 활용해 학습 분석을 해 온 민간 학습 플랫폼은 이미 대중화돼 있다. 이들 민간의 노하우를 교사들이 배울 수 있도록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수업에서 AI를 접목해 AI 소양 교육을 할 수 있는 자료들이 집적화된 플랫폼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은 “많은 교사가 AI 윤리부터 AI를 다른 과목과 연계해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육콘텐츠가 집적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전문가 수준의 교원 양성과 함께 일반 교원의 AI 활용을 위한 플랫폼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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