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실시간 거래 구현·연내 국내 확대
카카오페이, 앱으로 바로 거래·카톡 선물하기 제공
증권사와 2030세대 겨냥 경쟁 본격화
토스·카카오 등 빅테크 진영이 내달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짙은 젊은 소액 투자자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토스증권은 다음 달 해외주식 소수점 단위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토스증권은 특히 실시간으로 해외주식의 소수점 매매를 구현한다. 기존 증권사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였다. 일부 증권사는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제공하지만 실시간 매매는 불가능하다. 하루 한 번만 주문받고 있다. 토스증권은 불편함을 개선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고객 투자 접근성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연내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도 내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정식 출시하면서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페이증권 MTS서비스는 카카오페이 앱에서 별도의 증권 앱 설치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소수점 매매 차별화 전략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한 주식 선물하기다. 이승효 카카오페이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은 “소수점 매매를 통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카카오톡만의 소셜 기능을 통해 친구, 가족 등 지인에게 주식을 선물하기나 함께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주식 서비스와 카카오톡 간 소셜 기능 연계를 점차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토스와 카카오의 경우 주요 고객층이 2030세대인 만큼 소수점 매매 도입 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층에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가 인기를 얻는 것은 미국 증시에는 국내에 비해 고가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젊은 투자자는 주당 가격이 비싼 일부 빅테크에 투자할 때 소수점 매매를 활용한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6개사다.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투자자는 지난해 기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들의 70% 이상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는 주당 가격이 높은 테슬라, 애플, 알파벳 등이 포함됐다.
<용어> 주식 소수점 거래= 지금처럼 주식 1주 단위로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소수점 단위까지 쪼개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소수점 매매가 도입되면 소액으로도 고가 우량주를 한 바구니에 담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가 가능해진다. 예컨대 주당 100만원(860달러)인 테슬라 주식을 0.1주(10만원)나 0.01주(1만원)도 살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 형태로 국내외 소수점 매매를 허용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