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태별 실적 희비가 갈렸다. 백화점은 명품 특수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SSM), 편의점은 온라인 이탈이 가속화되며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3사의 매출은 평균 16.3% 신장했다. e커머스 공세에도 견조한 해외명품 수요와 MZ세대 유입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양사 모두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성장률은 20%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신세계는 101.6%, 현대는 53.5% 늘며 뚜렷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 6.4% 증가하며 롯데쇼핑 사업부 중 유일하게 실적을 개선했다.
백화점 성장 일등공신은 신규 점포와 명품이다. 미래형 점포인 더현대서울, 롯데 동탄점, 대전신세계가 새로 문을 열고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온라인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4.9%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해외명품이 38% 증가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SSM은 온라인 사업자와 식품·생필품 영역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32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190억원 늘고, 매출마저 7.2% 감소했다. 점포 폐점에 따른 일회성 비용, 내식 수요 둔화 등의 영향이 컸다. 이마트 할인점 매출은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2.7%나 감소했다.
SSM도 완연한 하락세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매출이 정체되며 영업이익이 52억원 줄었고, 롯데슈퍼도 매출이 12.3% 감소하며 50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형마트와 SSM는 강점인 식품군에 대한 온라인 침투율 증가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193조원을 기록했다. 그중 온라인 식품 매출 신장률은 26.7%로, 성장폭이 서비스 상품군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근거리 소비 채널인 편의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GS25는 지난해 매출은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이마트24는 손실 폭은 좁혔지만 여전히 적자 규모가 35억원이 이른다. 그나마 CU가 임차료 인하 등 비용 절감 노력 덕에 영업이익이 22.9% 늘며 선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은 6.8% 늘었지만 기존 점 성장보다 신규 출점에 따른 영향이 더 컸다.
올해도 백화점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여행 정상화가 더뎌지면서 명품 보복 소비가 이어지고,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의 유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백화점에선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이 40%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경쟁사 대비 성장률이 낮았던 롯데백화점도 올해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에 명품 브랜드를 강화하고 미래형 점포 리뉴얼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