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솟는 국제유가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기간 연장과 긴급할당관세 도입 등 세제지원 수단을 검토한다. 민간 원유 재고가 적정 수준에 미달할 때에는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비축유 방출도 시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태스크포스(TF)' 제12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동향, 위기시 석유수급 대응계획 등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산업부는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최우선으로 국제유가 급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내 정유사 협조를 요청했다. 만일 사태에 대비해 석유수급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유사시 정부 비축유 방출로 적기에 대응하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유가가 현실화하면 유류세 인하기간 연장과 긴급할당관세 도입 등 세제 지원 수단을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또 민간 원유재고가 적정 수준에 미달하면 경계경보를 발령하는 등 비축유 방출도 시행한다.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 등 세계 정세 변화에 따라 비상시 석유수급 대응계획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오는 4월까지 시행 예정인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등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유업계와 유관기관이 참여해 세계 석유시장 동향과 위기시 석유수급 대응계획 등을 심층 논의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90달러 선을 상회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 추가 제재가 없거나, 외교적으로 조기 진정되면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 러시아에 대한 제재 심화 여부에 따라 고유가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정유업계는 국내 도입물량 중 약 5.6%를 러시아에서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석유수급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유사시 해외 생산원유를 도입하는 등 추가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