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주요 대선후보에 미디어 산업 규제를 기존 사전규제 중심에서 사후규제 중심으로 전환을 요청했다.
OTT 이용이 활성화되고 글로벌 사업자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국내 미디어 시장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나 서비스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는 허가·승인 등 사전규제는 최소화해 자율성을 부여하자는 게 핵심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OTT협의회 등 유료방송 관련 협회는 각각 이재명·윤석열 후보 등 여·야 대선캠프에 정책 제언서를 제출했다.
플랫폼별 제언 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큰 틀에서 미디어 법·제도 정비를 통해 산업이 혁신·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플랫폼별 책무와 특수성은 살리면서 유사 플랫폼 간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방송법은 제정된 지 20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은 10년이 훌쩍 넘었다.
케이블TV는 자유롭게 채널을 조합하고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상품·요금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유료방송 가입자 수요를 충족하고 OTT 등 신규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을 명확히 구분해 민간 사업자에는 반드시 필요한 공적 책무를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IPTV는 방송발전기금 부담 확대에 따라 분담 사업자 확대를 건의했다. 방발기금 분담 규모가 큰 데도 혜택이 없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상생 환경 조성도 제언했다. 대형 PP의 강화된 협상력을 고려해 공정거래 책무를 부여하고 합리적 평가로 좀비 PP를 퇴출하되 콘텐츠 투자를 늘리는 PP에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요청했다. 정부가 중소 PP를 발굴·육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케이블TV와 IPTV는 공정한 대가산정 기준과 제도 마련 필요성도 역설했다. 매년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플랫폼과 PP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달라는 요청이다.
OTT는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 시장 진입 초기임을 고려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원활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자체등급분류제 도입을 서둘러달라고 강조했다. 또 OTT 법적지위 부여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콘텐츠 과세특례 등 세제 혜택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콘텐츠와 플랫폼 산업 진흥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일관된 미디어 거버넌스 확립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를 위한 펀드 조성과 투자,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금융 지원 강화, 공정한 망 이용대가 환경 조성과 합리적 저작권 이용 환경 조성을 기대했다.
여·야 대선캠프는 “유료방송 사업자 정책 제언을 반영해 미디어 공약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조만간 미디어 대선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