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당기순이익 4조원 돌파
하나 3.2조·우리 2·5조 전망
당국, 대손충당금 지급 권고에도
업계 전반 이익 상승 흐름 견고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이 확실시된다.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이 없는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고 금리 추가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과 실적 확대 효과까지 더해져 기대감이 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2021년도 실적발표에서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 여파로 또 한 번 새로운 기록을 쓰는 것이 유력하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확대, 금리 인상,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확대 등으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4분기 대출 규제 여파가 있었지만 연간 실적 성장세에 큰 제동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실적에 관심이 집중됐다.
증권사 추정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KB금융 당기순이익은 4조4493억원, 신한금융은 4조188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4조원 클럽' 가입 역사를 나란히 쓰는 것이 유력하다. 두 회사 모두 4분기에 증권 거래대금 감소와 유가증권 수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실적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두 회사의 예상 당기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아 누가 리딩뱅크 입지를 수성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처음으로 3조원대를 돌파한 3조2970억원을, 우리금융지주는 2조50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높은 대출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 카드와 캐피탈 부문의 이익 성장 등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2조1983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추가 지급을 권고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이익 상승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위기다. 당국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지원했던 대출 만기연장과 원금·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오는 3월 말 종료할 예정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는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는 시기이며 4분기 충당금이 전망치 대비 증가하더라도 주가 영향은 매우 작을 것”이라며 “충당금 적립은 미래 발생 가능한 비용을 미리 인식하므로 향후 수익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방준비제도(Fed) 인플레이션 우려와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 지수는 내리막이지만 이들 은행주는 되레 상승세다. 최대 실적 경신 효과로 배당 확대 가능성과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됐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고 증권·보험사 인수가 예상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수혜와 견조한 시장 흐름에 따라 국내 대형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올 상반기 높은 상승폭을 보이고 은행주는 연간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 2021년도 금융지주 실적 전망 (자료=증권사 컨센서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