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처음엔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부동산정보 제공, 부동산거래 중개 역할만 하다가 IT·디지털기술 발달과 함께 부동산평가, 대출 등으로 업무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P2P를 통한 부동산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연결되면서 핀테크의 한 분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에 비해 늦게 시작했지만 최근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17년 기준 2000억원 남짓하던 투자 규모가 지난해 1조6900억원을 웃돌았다. 4년 만에 8.5배, 연평균 43.5%의 고성장세다.
총 매출액도 2019, 2020년 모두 1조원을 돌파했고, 프롭테크 포럼에 등록한 회사는 2018년 26개에서 작년 말 294개로 불어났다.
프롭테크 산업이 급성장하는 이유가 뭘까?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부동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때문이다.
부동산은 대표적인 아날로그 산업으로 IT·디지털기술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으로 IT·디지털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요구를 아날로그보다 가성비 좋게 맞출 수 있게 됐다.
더욱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롭테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부동산 디지털화'를 촉발했다.
하나는 부동산금융 디지털화로 소위 'P2P를 통한 부동산 대출'이다. 또 하나는 3D프린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공간기술을 활용한 실물 부동산의 디지털화다.
시간·공간 제약 없는 P2P를 통해 손 안의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하이테크 공간기술로 부동산 분양과 거래, 건물관리 효율성도 높여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서비스의 수요·공급자를 실시간 연결함으로써 부동산시장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공급자 중심 부동산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산업이 워낙 방대한 만큼 분야도 다양하다. 그중 P2P(33%)가 가장 많고, 2위는 주거·오피스·주방 등 공유 서비스(15.8%)이다. 그 뒤를 부동산관리 솔루션(11.3%), 부동산플랫폼(9.9%)이 잇고 있다.
분야마다 다르지만 공유 서비스는 동거동락, 부동산플랫폼에선 직방, 야놀자, 부동산관리 솔루션은 호갱노노, 빅밸류 등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버킷플레이스, 알스퀘어 등은 '아시아 부동산의 테스트베드'라 불리는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 직방, 야놀자 등은 유니콘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해외에선 영국이 2000년대 중반에 시작해 가장 먼저 프롭테크에 뛰어들었지만 성장세는 미국이 가장 빠르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동산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2009년)했고, 글로벌 프롭테크 투자액의 약 60%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11위, 홍콩은 15위, 한국은 40위권이었지만 최근 활성화 속도가 빠르다.
우리나라 프롭테크 전망은 어떤가. 해외와 비교할 때 국내 프롭테크가 성장 초기단계라는 점, 매출액(2020년)도 1조원 남짓으로 부동산 총거래액(540조원)의 0.2%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우리나라 프롭테크시장은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금융의 디지털 플랫폼화로 인한 서비스융합 경쟁도 프롭테크에는 호재다. 개인 자산의 70~80%가 부동산인 만큼 디지털 부동산 서비스, 즉 프롭테크 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부동산은 가격 등 정보 부족으로 비효율적 시장, 정보비대칭의 대명사였다. 부동산정책은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데이터 개방과 적극적인 프롭테크 육성으로 성공적인 부동산정책에 일조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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