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임원진의 자사 주식 매각 이슈가 잇달아 터진 가운데 보험회사 임원들의 주식 매입이 눈길을 끈다.
23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공식 취임 닷새 만에 회사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홍 대표는 닷새 뒤인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삼성화재 주식 1500주를 사들였다. 주당 매수 가격은 21만6500원으로 약 3억2500만원어치다. 홍 대표는 삼성화재 주식을 총 2500주 보유하고 있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전후로 7만2000주를 매수한 뒤 꾸준히 한화손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에도 2만주를 매수해 현재 회사 주식 1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같은 회사 박성규 부사장도 지난해 12월 29일 5000주를 장내 매수해 총 5만5000주를 보유 중이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지난해 12월 23일 회사 주식 4000주를 매수해 현재 8280주가 있다.
주요 손해보험사 CEO들이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을 위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EO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의지와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주식 매수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사 주가는 장기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로 나타났고, 현대해상 PBR는 0.43배로 예상됐다. PBR이 1.0배 이하면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저평가됐다고 본다.
은행권에는 CEO가 되려면 회사 주식 1만주를 보유해야 한다는 다소 독특한 규정을 가진 금융회사도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회사 지배구조 내부 규범엔 '등기이사인 임원은 최초 선임 후 6개월 이내에 특정 수량 이상 회사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역시 책임경영을 위한 규정이다.
대표이사 회장 1만주, 상임이사 2000주, 사외이사 및 비상임이사 500주 등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함영주 지주 부회장은 1만132주, 지성규 부회장은 1만9000주,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3000주를 보유 중이다. 김정태 현 회장은 6만5668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