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선 후보의 청와대 권한 축소 공약이 재차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청와대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국정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다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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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중앙일보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비대해진 청와대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집권하면) 청와대를 반으로 줄이고 내각도 정통 직업관료와 전문가가 공직사회의 중심이 되는 '테크노크트라트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외교·안보와 중요과제에 집중하고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국정운영을 맡기고 장관에게는 소관 부처 인사권을 부여해 부처장악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수석보좌관회의가 아닌 국무회의를 국정운영 중심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확대된 정부와 공공기관의 군살을 빼겠다고도 했다. 취임 이후 정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조직경영 진단을 받고 구조조정을 거쳐 슬림하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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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도 앞서 이날 오전 같은 행사에 참석해 “그림자 내각의 형태를 띠고 있는 청와대의 각 수석제도는 즉각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심상정 정부는 대통령의 힘을 빼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 정부가 아니라 내각과 함께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내각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비서실을 실무형 스텝 조직으로 축소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도 '분권형 책임장관제' 도입을 공약하며 대통령과 청와대에 집중된 권한을 정부 부처에 분산, '견제와 균형'을 되찾겠다고 한 바 있다.


야당 후보들과 달리 이재명 후보는 청와대 권한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가 가진 예산조정 업무를 청와대로 이관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가 가진 인사에 더해 예산 권한도 추가한다는 뜻이다. 이 후보는 최근 '4년 중임제 개헌'도 거론했다. 심 후보는 이에 대해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자는 취지인데, 지금 정치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저하고는 아주 상반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