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에너지업계 "원전 이분법 우려"

尹"적자 방치하다 대선 후 적용
한전·정부의 무책임한 결정"
업계 "원전 이분법으로 접근 땐
기후위기 대응 정책 후퇴" 우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월로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계획을 밝혔다. 한국전력의 적자를 방치해오다 대선이 지나 요금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정치 논리라고 비판했다. 향후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전체 에너지믹스에 따른 합리적 비용평가로 책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후보는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전기요금을 무리하게 인상하면 국민에게 큰 타격을 준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고통을 받게된다”며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공정과 상식에 근거한 전력공급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대선 직후인 4월에 전기요금 10.6% 인상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졸속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 적자와 부채가 쌓인 책임을 회피하고 대선 이후로 가격 인상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취임 초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며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던 공언을 지키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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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기요금 관련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산업 부문의 전기요금 인상 충격을 줄이고 코로나19 상황에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카드를 꺼냈다. 탈원전으로 한전 적자가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이를 적기에 반영하지 못하다 대선 이후에 몰아 인상하는 것은 이념과 정치논리라고 규정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동안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후보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때는 경제와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경제와 산업이 적응할 수 있게 시간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부 전력계획 수립에서는 과학과 상식에 근거한 판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 등 4가지 에너지원 믹스로 전력 공급의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 공급 계획과 요금을 책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원전을 강조하며 효율성 중심의 에너지믹스 정책구상을 내비쳤다. 미래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혁신에서 막대한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해석이다.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에 따른 인상 요인과 국제 원자재 가격변동 이슈는 우선 에너지믹스부터 합리화한 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전기요금 인상은)탈원전 정책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원전, 석탄 등 에너지믹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 전기요금 원가가 결정되는 것으로 합리적인 에너지믹스를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업계는 전기요금 이슈가 다시 정치권 도마에 오르는 것에 우려하는 눈치다. 그동안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늦춰온 부분은 있지만,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요금 현실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전 이슈 역시 진영논리로 다뤄지는 것에 불편한 기색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기 위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원전'과 '탈원전'으로 나눠 접근하는 것은 지나치게 지엽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료비연동제 부담을 줄이려면 원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탈원전 정책 피로에 대한 반발로 이런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공감이 되지만, 탄소중립 흐름보다 원전 이분법으로 접근하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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