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상생모델·IT 혁신으로 지역마트 살린다

2022년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신선식품 배송 경쟁'을 꼽을 수 있다. 신선식품은 짧은 유통기한, 신선도를 직접 확인하려는 소비자의 욕구, 식사 시간 임박해서 내려지는 구매 결정 등으로 온라인 구매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직장인은 퇴근 길에 집 근처 지역마트에 들르고 주부도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본다. '지역마트'가 신선식품 분야 '최강자'인 이유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식품시장 규모는 155조9000억원으로, 이 중 지역마트가 42조100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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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경 리테일앤인사이트 대표

신선식품 구매 과정에 적지 않은 변화의 조짐이 있다.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2~3년 사이 코로나19로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 경험이 증가하고, '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 모델이 등장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를 낯설어 하지 않는다.

지역마트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로 수년간 어려웠다. 이젠 온라인으로 바뀌는 트렌드가 더욱 위협적이다. 특히 지역마트 존재 이유였던 신선식품마저 마켓컬리나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 뺏기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한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규제가 일부 식자재 마트를 제외하고 지역마트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소상공인 대표 주자인 지역마트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은 급격히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의 이런 변화를 감안할 때 지역마트 부활은 '정보기술(IT) 인프라 혁신'에서 답을 찾아야만 한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POS-ERP-애플리케이션(앱)-키오스크-SCM이 완벽히 맞물려 돌아가는 차세대 마트 통합솔루션 '토마토솔루션'을 올해 초 시장에 내놓았고, 빠른 속도로 전국 지역마트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마트 IT 혁신은 개별 점포 수준에선 해결이 어렵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기술력 있고 책임 있는 주체가 나서야 한다. 특히 지역마트 현실을 잘 알고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중소마트는 그동안 정부의 많은 지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렵다고 토로한다. 결국 간판이나 하드웨어 교체 등 단발성 지원보단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해 7월 정부의 '예비 유니콘기업'에 선정된 리테일앤인사이트의 토마토솔루션은 마트의 온·오프라인 운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토마토 앱 역시 온라인 커머스와 함께 오프라인 결제를 동시에 지원한다.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근거리 매장에서 빠르게 배송되는 신선식품'이란 콘셉트는 지역마트의 강점을 잘 살렸다. 미국 '인스타카트'나 중국 '둬뎬' 등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저녁 밥상에 올라갈 신선식품을 둘러싼 대형마트, 배달앱, 지역마트 경쟁에 소비자는 즐겁다. 그러나 이 경쟁엔 20만명에 달하는 지역마트 종사자와 그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기도 하다.

IT 외에 상품 경쟁력도 따라줘야 한다. 이를 위해 리테일앤인사이트는 토마토솔루션 안에 지역마트를 통합해 공급사와 마트의 윈윈을 끌어낼 기업간거래(B2B) 상생모델을 준비 중이다.

대형마트 규제보다 지역마트 자체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은 모두가 공감한다. 전국 지역마트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내려는 리테일앤인사이트의 시도는 어쩌면 정부와 지자체가 했어야 할 부분이다. 8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시스템 교체에 보수적인 지역마트 1200개를 모아 낸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여전히 갈 길이 바쁘다. 내년 상반기면 전국 어디서나 '토마토 앱'을 열고 가까운 지역마트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는 모습이 또 다른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성준경 리테일앤인사이트 대표 jksung@business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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